"남수산 산사태 위험 낮다" 발표에 주민 반발

입력 2017-05-03 00:05:02

울진 남수산 붕괴 사고 조사 결과…광산업체가 조사비 3억 지불, 업체 입장에 맞는 결론 비난

울진군 매화면 남수산 붕괴 사고(본지 지난해 7월 20일 자 14면 보도 등)에 대해 정부 조사단이 '석회광산 채굴활동과 붕괴 사고는 관련이 적으며 추가 산사태 가능성은 낮다'는 결과를 내놓자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며, 철저한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2월 23일 울진군 매화면 남수산에서는 약 1.5㎞ 구간이 갈라지고 함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곳은 지난 1984년 8월 11일부터 2천749㏊에 걸쳐 석회광산이 채굴 중인 곳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무분별한 채굴로 인한 지반 공동화 현상, 즉 땅 밑에 동굴이 생겨 산이 붕괴했다며 즉각적인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경상북도'울진군'광산업체 등은 협의체를 구성하고 안전진단을 실시했고, 최근 조사 내용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사단은 ▷지반침하는 광산 과채굴을 원인으로 볼 수 없으며 ▷조사지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지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고 ▷추가 산사태 가능성이 낮으므로 사방댐의 보강이 합리적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조사단 구성에서 주민들이 추천한 전문가는 조사위원에서 배척돼 자문위원의 역할만 수행했고, 과거 남수산 함몰을 조사했던 정부 조사단이 그대로 재투입됐다. 3억여원의 조사비용을 광산업체가 지불한 탓에 광산업체 입맛에 맞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사)울진숲길 이규봉 이사장은 "산사태가 일어났고, 지금도 산이 갈라지고 있는데 산사태의 추가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하니 애초부터 믿을 수 없는 조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고 했다.

현재 주민들은 안전진단 조사단의 최종 발표를 거부할 예정이며, 법정 대응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수산 석회광산 인근에는 매화2리와 금매2리 등 2개 마을이 있으며, 현재 136가구에 주민 253명이 살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