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길·팔거천·예술발전소…대구의 매력 찾아 출발
제조창 창고 리모델링한 예술 공간
김광석길 곳곳에 특색 있는 맛집
탁 트인 팔거천 위로 전동차 흘러가
버스 갈아타고 간 하중도 '꽃천지'
◆첫날: 예술의 향기, 자연의 위로
▷오전 10시: 달성공원역에서 내려 200m를 걸었다. 중구 수창동 대구예술발전소로 향했다. 여유를 부렸음에도 5분 만에 도착했다. 연초제조창 창고를 리모델링해 예술 공간으로 만든 곳이다. 2013년 3월에 개관했다. 대부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올해 첫 기획전인 '대구예술생태보감'이 진행 중이었다. 1~5층 사이 회화와 설치, 비디오아트 등 '대구 예술의 고유한 생태지도를 상상하고 그려보기 위한' 작품들이 가득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3층 '키즈 스페이스'가 반가웠다. 어린이를 위한 예술 놀이방이었다. 블록 쌓기와 발판 피아노, 고무줄 놀이, 손도장 블록, 동작 인식 게임 등이 있었다. 2층 만권당은 예술 전문 서적이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미술과 사진, 디자인 관련 책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낮 12시: 허기가 졌다. 대봉교역으로 이동했다. 500m를 걸으니 김광석길이 나왔다.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특색 있는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섰다. 베이커리 카페에서 브런치로 식사를 대신했다. 준비한 MP3플레이어를 꺼냈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김광석 노래를 켰다. "거리에 가로등 불이, 하나둘씩 켜지고."(거리에서) 김광석 노래가 잠자고 있던 쓸쓸함과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목소리는 메마른 듯 서걱거리면서 종이에 퍼지는 물방울처럼 아스라한 촉촉함이 있다. 김광석길 벽화는 이런 정서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었다. 놀다가 대봉교역으로 돌아갔다.
▷오후 3시: 동천역에서 내렸다. 탁 트인 팔거천 풍경이 펼쳐졌다. 해가 기울었다. 모노레일 교각 그림자가 가로수까지 드리웠다. 넓은 잔디밭과 질서정연한 가로수, 자전거 도로 등이 깔끔한 풍광이었다. 젊은 엄마들이 아기를 데리고 봄볕을 쬐고 있었다. 휴대전화기로 아기들 사진을 찍었다. 웃으며 솟아오른 아이의 볼이 반짝였다. 강에 놓인 돌다리를 건너갔다 돌아왔다. 수면에 건물이 비쳤다. 전동차가 잔물결 위를 구름처럼 흘러갔다.
▷오후 4시 30분: 해 질 녘 금호강을 놓칠 수 없었다. 칠곡운암역에서 승차했다. 6개 역을 거쳐 만평역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려 300여m 떨어진 '팔달신시장2' 버스승강장으로 갔다. 북구3번 버스로 갈아탔고, 10분 만에 노곡동에 도착했다.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노곡섬들다리를 건넜다. 노란 유채꽃이 반겼다. 꽃잎이 풍성했다. 노란빛이 시야에 가득했다. 꽃밭으로 들어갔다. 다리에 쓸리는 꽃송이가 마치 안기려는 강아지 앞발 같았다. 기분 좋은 간지럼이었다. 산뜻한 초록색 보리와 익은 벼처럼 누런 갈대가 펼쳐졌다. 강 주위로 옅은 연기가 깔렸다. 지는 해가 보드라운 빛을 뿌렸다. 연기와 빛이 섞이면서 아련한 분위기가 됐다.
전동차가 현수교를 미끄러지듯 지나갔다. 황홀한 일몰이었다. 7시가 지나자 물에 잉크가 퍼지듯 어둠이 내려왔다. 노곡동 버스승강장으로 향했다. 첫날 여행을 마쳤다.
계명대 대명캠퍼스 싱그러움 가득
서문시장 3,500원짜리 국수 '별미'
도시철도 타면 투어버스 20% 할인
두류공원'수성못 가족과 걷기 좋아
◆둘째 날: 하늘열차'시티투어 컬래버레이션
▷오전 10시: 남산역에서 내렸다. 250m를 걸어 계명대 대명캠퍼스로 갔다. 삭막한 도시 한가운데 '비밀의 화원'이었다. 캠퍼스는 봄으로 가득했다. 꽃과 나무, 이국적인 건물, 여유로운 사람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정원에 만발한 빨강과 분홍의 꽃이었다. 이팝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다. 소나무와 향나무, 은행나무는 깊고 짙은 그늘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계단에 걸터앉아 스케치에 열중했다. 주위 건물의 붉은 벽돌의 담쟁이넝쿨에서 생명력이 느껴졌다. 고양이가 소리 없이 지나갔다.
▷낮 12시: 출출해졌다. 하늘열차에 올라 서문시장으로 갔다. 노점 빈자리가 낮았다. 3천500원짜리 국수를 시켰다. 미지근하고 짭조름한 국물을 먼저 마셨다. 부추와 당근, 파, 김, 깨 등 고명을 섞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한입에 넣었다. 코로 숨을 들이쉬었다. 시장 골목의 음식 냄새가 뒤섞여 밀려왔다. 식사를 끝내고 시장 탐방에 나섰다. 먹을거리가 전진 배치돼 있었다. 납작만두와 묵, 우동, 순대, 칼국수, 수제비 등 서민 음식이 주를 이뤘다. 작은 골목으로 파고들었다. 섬유와 의류, 장신구 등을 파는 작은 가게가 밀집했다.
▷오후 1시 35분: 좁은 골목을 나와 큰장네거리로 향했다. 대구시티투어버스 승강장이 있어서다. 도심순환코스를 운행하는 빨간 2층 투어버스가 정차했다. 도시철도 이용 영수증을 제시해 요금의 20%를 할인받았다. 10여 분 만에 두류공원에 도착했다. 산책을 했다. 공원 안내판이 보였다. 165만㎡의 공원에는 도서관과 2'28기념탑, 인물동산, 대구관광정보센터, 코오롱야외음악당 등 갈 곳이 수두룩했다. 소나무 숲으로 향했다. '광주'대구 교류협력 시민의 숲'이라는 팻말이 나왔다. 무등산 주상절리 일부를 본뜬 상징물도 눈길을 끌었다. 평평한 나무 그늘 아래 앉았다. 한참 동안 솔향을 음미했다. 멀지 않은 곳에 야외음악당이 있었다. 무대 앞 넓은 잔디밭은 5월 4일까지 보호기간이었다. 놀다가 다시 승강장으로 오니 1시간 반이 걸렸다.
▷오후 3시 30분: 다시 투어버스를 탔다. 30여 분 만에 수성못에 이르렀다. 카페로 향했다. 수성못길을 따라 줄지어 있었다. 유명 브랜드 카페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성못 2길로 들어갔다. 디저트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와 작은 케이크를 먹었다. 입가심을 한 뒤 울창한 벚나무 가로수길을 걸었다. 오리배 선착장이 나왔다. 30분 대여에 2인승이 1만5천원(4인승 1만8천원)이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물의 마찰력이 다리에 전해졌다. 한참 후에 페달을 멈췄다. 바람이 배를 서서히 밀었다. 못 주위를 산책하는 사람과 물에 비친 풍경이 색달랐다.
▷오후 5시: 수성못역을 통해 어린이회관역으로 갔다. 대구어린이회관에 들렀다. 어린이에게 천국이었다. 층층이 전시물이 있었다. 낡기는 했지만 놀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동전 몇 개면 맘껏 즐길 수 있다. 전동 놀이기구가 단돈 100원이다. 500~1천원인 다른 곳보다 훨씬 쌌다. 옥상의 무선조종 미니카가 인기가 많았다. 오후 6시에 어린이회관을 나섰다. 마침 오후 6시 12분에 어린이회관 승강장에 오는 투어버스가 있었다. 이를 이용해 동대구역으로 향하며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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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경
◇30여년간 참숯직화방식 고집 '불맛' 일품
▷대창숯불갈비=30여 년을 이어온 참숯직화방식의 구이 전문점. 3호선 북구청역에서 300여m 거리에 있고, 단체방과 대형 연회장이 있음. 한우갈비살'특꽃살'돼지갈비'생삼겹'육회 돌솥밥정식 등. 북구 고성로28길 3. 053)356-2800.
◇착한 가격으로 쫄깃한 복어 즐길 수 있어
▷청명복어찜=서문시장 인근의 복어요리 전문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쫄깃한 복어가 인상적임. 주차공간이 넓지 않아 걸어서 찾는 것이 편함. 복어불고기'복어탕'복어지리'복어찜 등. 중구 큰장로 12길 88. 053)252-8477.
◇40여년 전통 자랑하는 납작만두 전문점
▷미성당=4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납작만두 전문점. 파와 부추, 당면 등이 들어 있는 납작만두에 간장 소스를 뿌려 먹음. 담백하고 바싹한 맛으로 사랑받고 있음. 납작만두'쫄면'우동'라면 등. 중구 남산로 75-2. 053)255-0742.
◇계명대 대명캠퍼스 구경 후 꿀갈비 한점
▷날마다꿀갈비=계명대 대명캠퍼스 후문 인근의 고기 전문점. 맛있는 고기를 위해 참숯을 사용하고, 야외 테이블에서도 식사가 가능함. 갈비살'돼지왕갈비'소고기 버섯전골'오돌뼈 묵은지 전골 등. 남구 명덕로 104. 053)652-8900.
◇독특한 외관 인상적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벨라쿠치나=2005년 문을 연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붉은 산화철과 회색 콘크리트가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 붉은 벽돌과 조명의 내부 실내장식도 멋짐. 런치 코스'디너 코스'랍스터 요리'파스타 등. 수성구 무학로 151. 053)765-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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