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 대구서 특강 역사학자 이덕일 씨

입력 2017-03-09 04:55:01

"역사교과서, 한쪽 관점만 담으면 저항은 불가피"

50권이 넘는 저서에 2천 회가 넘는 역사특강, 기고 활동. 거기에 2천만 건을 훌쩍 넘어선다는 유튜브 조회 수. 외견상 그는 역사학자로서 최고 스타 반열에 올라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재야(在野) 사학자, 비주류 역사학자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정규 대학에서 석'박사까지 받았음에도)

그는 한국 인문학계의 이단아인가, 역사학계의 의인(義人)인가. 특강차 대구에 내려온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동이족대연합론'을 제시했는데.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다. 역사학적으로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만주족, 말갈족, 몽골족, 거란족, 맥족은 우리와 같은 뿌리다. 지금도 만주지역이나 몽골과는 민족 동질성이 많이 남아 있다. 교민(조선족) 수도 200만 명을 훨씬 넘는다. 지금의 반도사관을 떨치고 민족개념을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소련이 붕괴된 것처럼 중국의 소수민족이 독립하게 되면 우리에겐 기회가 된다. 학술 연구를 통해 서로 동질성을 확인하고 경제, 기술 원조를 통해 서서히 사회, 경제적 연대망을 구축해 놓는다면 대륙국가로의 확장 비전을 가질 수 있다.

-강단사학에서 이 소장을 아마추어리즘이라고 비판하는데.

▶주로 한사군 위치 문제나 임나일본부설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강단사학에서는 내 학설의 '총론'만 비판한다. 나는 사료, 근거를 제시하며 오류를 지적했고 공개토론이나 지상(紙上) 중계도 수없이 요구했다. 대부분 무응답이거나 핑계를 대며 공개검증을 꺼렸다. 국회에 나가서 토론도 여러 차례 했다. 유튜브를 돌려보면 그들의 논리가 얼마나 빈약한지 알게 된다. 내 이론이 정말 아마추어 수준이라면 현장에 나와 사실(史實)로, 이론으로 내 주장을 압도해 달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견해는?

▶대부분 OECD 국가는 자유발행제다. 우리 역사교과서는 국정화라는 '형식'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심각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고대사도 식민사관으로 포장돼 있다. 우리도 궁극적으로 자유발행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교과서가 입시와 관련돼 있어 제도적, 현실적인 제약이 많고 역사를 바라보는 사회구성원들 간 이견 폭도 크다. 좌우를 떠나 학생, 교사, 학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고 특정 한쪽의 관점만 담는다면 저항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역사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는 소감은?

▶현재 역사 마니아들의 수준이 상당이 높아졌다. 옛날에는 역사를 읽는 쪽으로만 시장이 형성됐다면 요즘은 시민들도 집필에 직접 참가하는 쪽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요즘 마니아들이 각자 연구와 학습을 통해 축적된 지식, 사료를 바탕으로 직접 저술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이 등장하면서 강단이나 서가(書架)에 갇혀 있던 이론들의 허구나 모순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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