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기적소리' 폐막…4일간 전석매진, 시민 지긍심 높였다

입력 2017-02-28 04:55:05

국채보상 주제의식 선명화…오케스트라·음악 완성도↑

23일 뮤지컬
23일 뮤지컬 '기적소리' 개막 공연을 마치고 권영진 대구시장, 홍의락 국회의원(대구 북을'무소속), 여창환 매일신문 사장, 박인규 DGB대구은행장, 류형우 대구예총협회장 등 기관 단체장들이 배우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대구시가 '시민주간'을 맞아 진행한 뮤지컬 '기적 소리'가 지역 문화계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흘 동안 전석 매진 흥행을 이어갔던 뮤지컬 '기적소리'가 막을 내리면서 지역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대구시는 대한민국 근대사에 한 획을 그은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과 연계해 위대한 시민정신을 되살려 대구 재도약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고자 매년 2월 21일부터 28일까지를 '대구시민주간'으로 지정하고, 올해 첫 행사를 가졌다.

시민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시민축제의 장이라는 대구시민주간의 취지를 살려 시민 참여형 '선포 세리머니' '250만 시민대표 퍼포먼스' 프로그램 등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여러 행사 중 특히 뮤지컬 '기적소리'가 시민들의 주목을 끌었다. 국채보상운동을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가미해 다룬 이 작품은 2015년 12월 초연 후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23회 공연에 1만1천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올 하반기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앞두고 이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었다.

각계 문화계 인사들은 무엇보다 뮤지컬 제작 목적인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부각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배성혁 DIMF(딤프) 집행위원장은 "전작에서 국채보상운동이 강의, 설명식으로 진행돼 관객들이 다소 지루했던 점에 비해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주제가 돋보였다"며 "큰 호응을 얻었던 오케스트라와 관객들을 전율케 했던 음악도 무척 돋보였고 몇몇 곡은 완성도가 높았다"고 평가 했다.

이번 공연이 전작에 비해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점에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오케스트라 등장 장면이 압권이었고, 몇몇 노래는 전작에 비해 훨씬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정철원 극단한울림 대표는 "음악에 빠져들다 보니 극 중 몰입도도 좋았고 이런 수작(秀作)이 지역 젊은 예술인들에 의해 제작됐다는 점에서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을 느낀다"며 "지역 연극계의 창작, 연출 역량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흥행 요인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봉산문화회관을 공연장으로 선택한 것을 묘수로 꼽고 있다. 한만수 대구시문화예술정책과장은 "작년 공연들이 대구학생문화센터, 대덕문화전당 등 대형 무대에서 공연돼 집중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봉산문화회관은 20여 명 배우들이 맘껏 역량을 펼치기에 최적의 공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연극계의 한 인사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정제되지 못한 상황들도 보였다"며 "재즈 음악, 코믹댄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가 하면 극 상황과 잘 맞지 않는 대사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며 이런 점만 시정되면 전반적으로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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