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소주 100원까지 더 올라
설을 앞두고 주부 김모(47) 씨는 최근 부쩍 오른 식재료 가격에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조류독감(AI) 파동으로 계란값이 두 배가량 뛴 것은 물론이고 식용유와 튀김가루, 소면 등 대다수 식재료의 가격이 5~15%가량 올라서다. 김 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식재료와 생필품 가격이 갑자기 크게 올라 지출 부담이 크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는 천정부지니 올해 설 명절엔 차례상 차리기가 겁이 날 정도다"고 말했다.
설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민 생활과 밀접한 소비재 다수가 최근 10% 안팎의 비율로 껑충 뛰어올라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조업'유통업체발 무분별한 물가 인상이 서민 가계를 비롯한 국가 경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대였다. 그러나 제조원가나 유통 과정에서의 인상분이 적용된 후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그보다 높은 10~5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전국 마트'백화점'전통시장 가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식료품 가운데는 제일제면소 소면(900g)이 지난해 7월 2천244원에서 12월 2천833원으로 6개월 동안 26.2% 올랐다. 농심 켈로그 시리얼 '스페셜K 오리지널'(480g)도 20% 뛰었다.
농심도 지난해 12월 라면 18개 품목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고, 지난해 11월엔 오비맥주도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가량 올렸다. 다음 주부터 소매가격에 빈병 보증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맥주'소주는 많게는 100원까지 가격이 더 오를 예정이다. AI 탓에 공급 부족을 겪는 계란 가격도 2배가량 올랐다.
건전지와 세제, 키친타월 등 일반 생필품류도 값이 10~20%가량 올랐다. 여성 필수품인 생리대도 유한킴벌리 '화이트'와 '좋은 느낌', LG생활건강의 '바디피트'가 각각 3.11%, 1.3%, 0.4% 올랐다.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재료비'물류비'인건비 상승 등을 내세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지금껏 반영하지 않다가 뒤늦게 반영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단체는 "대통령 탄핵 등 혼란한 시국에 국민 시선이 쏠린 틈을 타 제조사들이 기습 인상을 단행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불경기 때의 과도한 물가 인상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연쇄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시장을 위축시켜 자금 흐름을 정체할 수 있다. 가격 인상 요인과 무관한 분야에서는 불필요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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