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유치는 대구 미술계 도약 쾌거"

입력 2017-01-02 04:55:01

계약 체결 숨은 공로자 '3인방'

지난해 12월 13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지난해 12월 13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계약' 체결식을 가진 뒤, 김윤선(앞줄 왼쪽 두 번째) 부회장과 신도성(뒷줄 왼쪽 두 번째) 이사 등이 대구시 및 간송미술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시와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우여곡절 끝에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계약'을 체결했다. 간송미술관의 대구 유치는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대구가 다시 한 번 '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여 쾌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구시가 부산, 인천, 세종, 제주 등 쟁쟁한 도시를 물리치고 간송미술관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김윤선 간송미술문화재단 후원회 부회장'신도성 간송C&D 이사 모자와 정종섭 국회의원 등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윤선 부회장은 전성우(간송 전형필 선생 아들)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의 부인인 김은영 씨와의 인연을 내세우며 대구에 간송미술관을 유치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간송재단이 중장기 목표로 중남부권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간송재단에 근무하는 아들(신도성)을 통해 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문화재와 미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당시 대구시는 이우환미술관 건립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 간송미술관 유치에는 관심이 적었다. 김 부회장은 시에 간송미술관 유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의견의 일치를 보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대구시와 간송재단 간 일이 잘 안 풀려 서먹서먹해지면 간송재단에 대한 설명과 설득 작업은 김 부회장의 몫이었다.

"김은영 씨와는 대소사를 챙기는 등 한 식구처럼 지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간송미술관을 다른 곳으로 뺏기지 않고 대구에 유치하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면서 "국보급 문화재가 세상 밖으로, 특히 대구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신도성 이사도 숨은 공로자이다. 신 이사는 간송의 폐쇄적 운영과 대구의 보수 기질이 더해 계약 체결까지 몇 번의 힘든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도 '네가 간송을 제대로 아느냐?' '대구에 온다고 해놓고 엉뚱한 것만 오는 것이 아니냐?' 등 오해를 한 적도 있었다"며 "그러던 와중에 유치를 희망하는 다른 지역에서 '뭐든지 해줄게'라며 러브콜을 보내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신 이사는 후보지로 거론됐던 몇몇 장소를 대구시 관계자와 일일이 답사하는 등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신 이사는 "중간에 몇 번이고 끊어질 수 있었는데 여러 분의 노력으로 좋은 결실을 맺게 돼 다행"이라며 "최고의 설계로 미술관을 짓고, 최고의 콘텐츠와 최고의 마케팅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미술관을 건립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종섭 국회의원도 대구시와 간송재단 간 간극을 메우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등 대구 유치에 한몫했다. 서예가이기도 한 정 의원은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어온 간송재단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운영과 운영비 지원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 의원은 "대구는 호국과 애국의 정신이 깊이 뿌리내린 역사와 문화의 도시이고, 간송미술관 또한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살아 숨 쉬는 역사의 공간"이라며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미술의 메카로 부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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