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째 250년 도공 가문…다시 태어나도 도공으로 살겠다" 아들·손자도 가업 이으면 9대째

입력 2017-01-02 04:55:01

백산 선생이 달항아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산 선생이 달항아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백산 선생은 7대째 도공이다. 그의 아들과 손자까지 도공의 길을 가고 있으니 무려 9대가 한 직업을 잇고 있는 셈이다. "취정 할아버지가 문경 대미산 기슭에서 처음으로 흙을 만지기 시작해서 저까지 7대째 가업을 이어왔고, 제 자식과 손자가 또 흙을 만지고 있다. 햇수로 250년이 훨씬 넘었다."

그의 8대조 할아버지(김영만)는 조선 영조 때 문경에서 서당 훈장을 했다. 먹고살기 힘들었다. 그의 아들 김취정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공의 길로 들어섰다. 5대 김운희는 조선 최고의 사기장들이 모이던 경기도 광주 관요에서 왕실 도자기를 빚었다. 대를 이어 그의 아버지 김교수도 도공의 길을 걸었다. 백산 선생은 18세 때 중학교를 중도에 포기하고 아버지의 가마 일을 도우면서 그릇 만드는 법을 익혔다.

백산 선생은 요즘 행복하다. 가업이 자신의 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갈 수 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들 경식(50) 씨는 대위로 전역한 뒤 1995년 도예에 입문해 영남요를 지키고 있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손자 지훈(22) 씨 역시 도예학과에 진학해 도자기의 멋을 흠뻑 느끼고 있다.

백산 선생이 아들과 손자에게 도예를 전수하면서 강조하는 것이 있다. "예(藝)는 요행이 없다. 피와 땀, 집념을 필요로 한다. 적당히 해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해 성실하고 진실하게 해야 한다"고. 백산 선생은 "두고 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도공으로 살겠다는 백산 선생은 "조상 대대로 흘러온 끼는 내가 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다"면서 "우리 가문은 다시 10대, 20대로 더 오랜 세월 도예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