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렴도 꼴찌 이어 근무 성적 조작까지…'난장판' 구미시

입력 2016-12-22 04:55:02

구미시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꼴찌를 기록한 데 이어 근무 성적을 조작해 공무원 2명이 구속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타락과 부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공무원 조직이 어떻게 이 정도로 허술하고 방만하게 관리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근무 성적 조작사건은 공무원 사회에서는 전례를 거의 찾을 수 없는 일이다. 검찰에 구속된 국장급 공무원과 7급 공무원은 특정인 3명의 승진 순위를 앞당기기 위해 다른 공무원들의 근무 성적을 멋대로 조작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2015년 하반기까지 1년 6개월 동안 37명의 근무 성적을 조작해 평정 점수와 순위를 뒤바꿨다니 어이가 없다.

지금까지 자신의 근무 성적을 조작하거나 몇 명의 성적을 살짝 바꾼 사례는 들었지만,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조작한 경우는 없었다. 이 범행도 감사원 감사가 없었더라면 별다른 문제없이 넘어갔을 것이다. 감사원이 지난 3월 구미시청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범행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면서 드러났다.

구미시가 이런 턱도 없는 짓을 자체적으로 적발하거나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구미시가 얼마 전 발표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꼴찌 수모를 당한 것은 절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구미시청 내부의 고질적 병폐가 걷잡을 수 없이 계속되면서 구미시 전체가 '부패 도시'로 낙인찍힐 상황에 놓인 것이다.

구미시청이 난장판처럼 변한 것은 남유진 시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 3선째 연임한 남 시장이 부하 직원들의 부패와 타락을 막지 못했다면 인사와 조직 관리에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하급 공무원들은 인사가 시장 측근 몇몇 등에 의해 좌우돼 불공정하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대대적인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지만, 경직된 조직 분위기와 낡은 관행으로 인해 제대로 바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남 시장은 차기 경북도지사 출마를 고려한다고 하는데, 지사가 되더라도 이렇게 조직을 운영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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