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가 16일 경북도의 내년도 예산에서 대구경북연구원 출연금(운영비) 39억원 중 29억원을 깎고 10억원만 남겼다. 대구시가 내년 지원할 계획인 38억원의 26% 수준에 그친다. 이럴 경우 해마다 60억~70여억원의 대구시와 경북도의 지원으로 살림을 산 대경연의 운영은 차질을 피할 수 없다. 도의회의 이번 조치는 대경연을 보는 시각을 잘 드러낸 것인 만큼 새겨볼 여지가 있다.
도의회의 대경연에 대한 예산 칼질은 되풀이되는 일이다. 지난해도 운영비 전액을 삭감했다 추경에서 다시 지원하는 등 같은 일이 여러 번 반복됐다. 도의회에서는 대경연 예산 손질과 함께 1991년 출범한 대경연의 대구와 경북 분리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도의회의 예산 칼질과 분리 주장에는 대경연에 대한 불만과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나름 맥이 통하는 의회 내 흐름인 셈이다.
도의회의 행동은 나름 일리가 있다. 특히 도의회에서는 대경연의 연구 성과와 질이 떨어진다고 불만이다. 연구도 경북보다는 대구에 쏠린 점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거듭된 도의회의 이의 제기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대경연이 과연 얼마나 내놓았느냐이다. 답은 연구원의 몫일 수밖에 없지만 도의회가 올해도 예산 깎기로 불만을 표시한 사실을 보면 대경연의 노력이 부족했음은 분명하다.
연구기관의 '명품' 연구 성과물은 뭇 요소가 맞아야 한다. 단기간 성과도 있겠지만 인내와 투자, 부단한 혁신 노력이 없으면 어렵다. 대구와 경북으로 쪼갠다고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이는 1991년 따로 개원한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의 1995년 통합, 2007년 분리, 지난해 재통합한 일이나 1995년과 2000년 발족한 충남연구원과 대전연구원의 최근 통합 논의에서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먼저 대경연의 변화가 마땅하다. 도의회의 따가운 지적과 쓴소리 원인을 따져 의회가 납득할 연구 성과물로 대답해야 한다. 대경연의 자기 혁신 노력이 없으면 결과는 자명하다. 도의회도 질타의 채찍질과 함께 애정어린 관심을 줘야 한다. 두 기관의 지향점은 대구경북 공동 발전이어서다. 다른 시'도와 기관들이 부러워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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