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에서 6일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새대열) 회원 20여 명이 각계 인사 1천여 명의 뜻을 모아 '대구가 쓰는 반성문'을 발표했다. 우선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맞아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폭 지지를 보낸 데 대해 통렬히 반성했다. 아울러 지금 같은 특정 정당 독주의 대구 정치 지형의 틀을 깨자는 자기비판이자 대구를 새롭게 바꿔보자는 각오와 의지를 밝혔다.
'새대열'은 이날 반성문을 통해 "국민들과 역사 앞에 오로지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대구 사람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당선된 박 대통령의 실정(失政)이 빚어낸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속마음 깊이 사과했다. 반성문에는 성난 촛불 민심에서 표출된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끝없는 실망과 분노, 배신에 대한 속죄(贖罪)의 심정으로 대구 사람들이 쓴 통한의 글귀가 가득하다. 박 대통령에 끝없는 애정을 준 고향 사람들의 참담함이 곳곳에 묻어 있다.
사실 대구는 그동안 무늬만 바뀐 특정 정당에 매몰됐다. 그렇게 보낸 세월만도 30년 한 세대다. 거의 해마다 치른 여러 선거는 일당 독주의 한 가지 색깔에만 익숙한 경쟁 없는 무풍지대였다. 지역 발전은 정체나 뒷걸음질로 이어졌지만 외면했다. 정치의 다양성이 사라졌고 산업 기반이 약한 대구 경제 사정은 나빠졌다. 지역사회 분위기조차 활력을 잃자 젊은이들이 떠나고 있다. 독점 정치 30년의 자화상이다.
이번 반성문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구에서는 그동안 변화의 몸부림이 지식인 선언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 대학교수와 법조인, 의사 등 500인이 시국선언에 나섰다. 올해 4월 총선에 앞서 각계 인사 1천33명도 대구 유권자의 깨인 투표를 촉구하는 선언을 했고 야당의원 2명이 뽑혔다. 어제 반성문도 같은 맥락에서 2000년대 들어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을 잘 드러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반성문에서 밝힌 것처럼 낡은 정치 온상에서 벗어나 대구를 바꾸는 일이다.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막고 지방분권을 통한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개헌 활동의 실천적 행동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를 위한 대구 사람들의 열리고 깨인 행동과 관심, 성원이 필요한 까닭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