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습격, 아파트村 더 위험

입력 2016-12-06 04:55:02

대구 주거지역 농도, 공업지역보다 나빠…30일간 최고 농도 비중 서호동 17일·노원동 10일

대구 상당수 주거지역이 미세먼지 습격에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층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어 대기 흐름이 차단되는데다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 통행량이 많아 공업지역보다 더 나쁜 공기 질을 보이는 사례가 최근 빈발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5일 대구의 시간당 최고 미세먼지(PM-10) 농도는 94~156㎍/㎥로, 나쁨 단계(81~150㎍/㎥)를 지나 매우나쁨 단계(151㎍/㎥ 이상)까지 올라갔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9시쯤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오후 2시쯤 모든 측정소(8곳)가 나쁨 단계를 넘었다.

특히 주거지역의 농도가 짙었다. 동구 서호동은 오후 3시쯤 시간당 농도가 156㎍/㎥까지 치솟았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수성구 지산동도 같은 시간 151㎍/㎥를 기록해 이번 겨울 최고 짙은 농도를 보였다. 이 두 곳은 이날 대구에서 유일하게 매우나쁨 단계를 기록했다. 이는 공업지역인 북구 노원동(149㎍/㎥)과 달서구 호림동(108㎍/㎥)보다도 나쁜 공기 질을 보인 것이다.

실제 최근 한 달간(30일) 시간당 최고 농도를 기록한 곳을 보면, 주거지역인 서호동(17일)과 태전동(2일)이 모두 19일로 63%를 차지했고, 공업지역인 노원동은 10일로 33%의 비중에 불과했다. 지난해 환경기준(하루 평균 100㎍/㎥ 이상)을 초과한 횟수도 서호동(이전 전 율하동)과 지산동, 태전동 등 주거지역 3곳이 38회로, 공업지역 3곳(이현동, 노원동, 호림동)의 32회보다 많았다.

주거지역의 미세먼지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진 곳도 있다. 서호동(율하동)과 지산동의 지난해 평균 미세먼지는 각각 56㎍/㎥와 51㎍/㎥로 최근 5년(2011~2015년) 사이 가장 높았고, 태전동은 2012년 31㎍/㎥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50㎍/㎥까지 올랐다.

이는 오염원 관리 측면에서 주거지역이 공업지역보다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는 산과 건물 등 '지형'과 풍속과 같은 '대기 흐름', 내'외부의 '오염원'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이 중 공업지역은 굴뚝과 비산먼지 등 업체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등 정책적으로 오염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주거지역은 차량 통행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는데다, 최근 저유가로 인해 자가용 사용이 늘어나는 등 오염원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 등 외부의 영향이 있지만 대기 흐름이 정체돼 내부 오염원이 축적되면서 일부 주거지역의 농도가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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