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오지 영덕, 세상과 만나다] <2>3주 앞으로 다가온 상주∼영덕고속도 개통

입력 2016-12-02 04:55:02

관광서비스업 광폭 성장·인구 증가…강릉처럼 발전 기대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관광영덕 실천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친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영덕군 제공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관광영덕 실천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친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영덕군 제공
지난달 30일 영덕군민회관에서 이희진 군수를 비롯해 공무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과 관련해 \
지난달 30일 영덕군민회관에서 이희진 군수를 비롯해 공무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과 관련해 \'광역교통망 대비 관광영덕 실천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영덕군 제공

교통오지 영덕의 오명을 벗겨 주는 동서4축고속도로(30번 고속국도)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이 정확하게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경유지가 아닌 고속도로의 끝단에 위치한 영덕군은 과연 어떤 고속도로 효과가 눈앞에 펼쳐질 것인가. 영덕군은 일단 서비스업의 폭발적 성장과 인구 증가 대전환을 점치고 있다.

◆영덕과 닮은꼴 강릉은?

각종 연구자료들은 공통적으로 지역의 광역교통망 확충이 광역 접근성을 근간으로 입지 경쟁력을 향상시킨다고 보고 있다. 산업 성장'관광객 증가'토지 이용의 변화'인구 변화 등과 이와 관련한 소득의 증가 등 다양한 측면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내용들 중 영동고속도로의 동쪽 끝단에 위치한 1970년대 강릉의 고속도로 개통 전후 비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덕의 미래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릉은 영덕과 닮은 점이 많다. 강릉도 지금의 영덕처럼 고속도로를 처음 맞이했으며 동쪽 종착지로 청정 동해바다를 갈망하던 수도권 사람들의 관광지였다.

현재 영동고속도로는 인천~용인~여주~원주~횡성~강릉 234.39㎞로 완성됐지만 당초 출발점은 1971년 용인 신갈이었다. 횡성까지 104㎞를 그해 12월 21일에 준공했고 횡성 새말~강릉 97㎞ 구간은 1974년 3월 착공해 1975년 10월에 개통됐다.

강원발전연구원의 한 연구에 따르면 영동고속도로 개통 이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비스 업체(도매'소매업, 숙박'음식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강릉의 경우, 1974년 459개에서 개통 1년 후 818개로 78.21%가 증가했고 개통 3년 후에는 836개로 82.14%로 더 늘어났다.

이러한 서비스업체는 매년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01년엔 9천680개, 2003년엔 9천926개까지 늘어났다. 30년 사이 20배로 성장한 셈이다.

영동고속도로가 뚫린 강릉의 사례는 영덕이 일차적으로 '고속도로 발 관광산업 활성화'를 확신하는 근거다.

◆인구 들어올까 나갈까

영동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서해안고속도로 연구 사례나 대전~통영 고속도로 효과 연구 등의 결과들을 종합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서비스 업종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을 빼놓지 않고 지적하고 있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소비하고 관광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구의 변화다. 각종 연구들은 광역교통망과 인구'제조업의 상관관계는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힘들며, 각 지역의 정주 여건과 산업 기반에 따라 많은 변수들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빨대효과'(광역교통망을 따라 대도시로 인구'자본이 빠져나가는 현상)로 제조업과 인구가 되레 위축되고 줄어드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영덕은 낙관하는 분위기다.

강릉시의 인구는 시로 승격된 1955년 16만2천263명이었으며 10년 후인 1965년에는 21만6천148명으로 33.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후 영동고속도로 개통 이후 1년 뒤인 1975년에는 23만 명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를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2015년 현재 21만4천560명으로 여전히 50년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덕과 닮은꼴 강릉이 다른 면이라면 고속도로 개통 시기다. 강릉은 도시 팽창기에 도로가 뚫렸다. 영덕은 고속도로 개통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보면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한 빨대효과로 뺏길 인구도 돈도 없다는 것이 영덕군의 판단이다. 인구학적으로도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30%가 넘는 초고령화사회가 된 지 오래된 구조이다 보니 자연감소 이외의 인구 감소 요인은 없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교류 확대'유통구조 변화'관광개발 촉진 등 직간접적인 효과가 일자리와 인구 증가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감소 추세를 돌리는 대전환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 해양 도시

영덕의 또 다른 강점은 바다와 항구를 지닌 해양 도시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문화관광의 별'로 선정되는 등 대게거리로 유명한 강구항은 한때 지난 2012년 국토해양부가 3천억원을 투자해 복합항만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곳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사업이 축소돼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는 477억원으로 어항 증축이 진행 중이다.

또한 대게원조마을이 있는 축산면 축산항을 신정동진(세종시로부터 정동쪽)으로 정하고 수년전부터 동서4축고속도로를 대비한 마케팅을 준비해왔다. 현재 현대화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영덕은 이미 65㎞ 해안선을 따라 '블루로드' 트레킹 코스를 조성해 새로운 관광자원화에 성공해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항구와 바다 등은 훌륭한 관광자원일 뿐 아니라 산업적 연결 여부에 따라 일자리 및 유동 인구와 직결된다. 또한 고속도로 개통과 시너지 효과 역시 적지않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때 대한민국 제2의 도시였던 대구를 부산이 제치게 된 배경에는 광역교통망과 해양도시라는 강점이 있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부고속도로'철도의 고속화'KTX와 함께 성장했지만 바다와 항만이 없었으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산이 도약한 반면, 물류의 중간 집산지 역할이 점차 줄어들면서 내륙도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대구의 성장세는 꺾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도시행정학자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군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 광역교통망의 확충에 따른 기대 심리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본다. 바닥을 친 영덕이 다시 발전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뜻이다. 내년 말 동해중부선철도 포항~영덕 구간이 완공되면 영덕은 처음으로 고속도로와 철도를 모두 가지게 된다. 많은 장점을 지닌 영덕의 부활을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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