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공화당 대선후보 1차경선서 피용·쥐페 결선행…사르코지 탈락

입력 2016-11-21 16:57:12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와 함께 유럽에 몰아친 포퓰리즘 돌풍이 프랑스 대선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니콜라 사르코지(61)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프랑스 제1야당인 중도 우파 공화당(LR) 대통령 후보를 뽑는 대선후보 경선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치면서 내년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이날 투표에서 각각 1, 2위에 오른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와 알랭 쥐페(71)전 총리가 오는 27일 2차 결선 투표를 거쳐 대선 공화당 후보로 결정된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대선후보 경선 1차 투표에서 92%의 개표 결과 피용 전 총리가 44.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쥐페 전 총리는 28.4%로 2위에 올랐고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7%를 기록해 3위로 처졌다.

쥐페와 함께 양강 구도를 이루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탈락한 것은 극우 포퓰리즘을 경계한 유권자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FP통신은 무슬림, 이주민을 향한 혐오를 자극하는 극우 성향의 선거운동을 벌여온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낙선시키려는 유권자들이 특히 많았다고 보도했다.

공화당과 함께 프랑스 양대 정당을 이루는 중도 좌파 집권 사회당의 재집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과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잇단 테러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트럼프의 승리로 포퓰리즘 기세를 이어받아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집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내년 4월 대선에 나와도 1차 투표에서 공화, 르펜 대표에게 밀려 결선행이 좌절될 것이라는 게 중론일 정도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화당에서 선출되는 대선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르펜 대표와 맞붙을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공화당원에게 인기가 높으나 국민적 인기는 이에 못 미쳐 투표자가 많으면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공직과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피용 전 총리는 공화당 대선주자 지지율 설문조사에서 쥐페와 사르코지에 크게 뒤처졌으나 최근 급상승세를 보이며 1차 투표에서 깜짝 1위로 올랐다.

그는 1981년 27세에 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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