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새로운 지역에 투자를 계획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시할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접근성'을 빼놓지 않는다. 구미 투자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감할 수 있다.
최근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한 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는 "KTX 서울역에서 김천'구미역까지 오는 것보다, 김천'구미역에서 구미 4공단까지 오는 것이 더 힘들다. 해외 본사에서는 접근성 문제로 인해 구미 투자를 마지막까지 고심했다"고 언급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관계자도 구미시와의 투자 협약식에서 "수도권 근로자들이 교통 불편으로 인해 근무지 이전을 꺼리고 있다. 구미산단과 인접한 신규 KTX역사 구축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구미는 내륙 최대의 산업단지를 가진 도시다. 현재 조성이 한창인 구미 5단지와 4단지 확장단지까지 면적만 해도 36.5㎢(1천100만 평)에 달한다. 입주기업 3천249개사, 근로자 10만3천823명, 10년간 국내외 투자유치 14조5천억원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구미는 한계점으로 지적되어 온 접근성 향상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특히 고속열차인 KTX의 구미 정차에 힘써 왔다. 한때는 시내에 자리한 구미역에 KTX가 정차했었다. 상하행 각 4회씩 일일 8회 정차했고, 당시에는 서울에서 2시간이 채 안 되어 구미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10년 한 해 10개월간 이용 실적만 해도 23만 명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KTX 김천'구미역이 개통하면서 더 이상 구미역에는 KTX가 정차하지 않는다.
김천'구미역 신설로 구미산단은 교통오지로 변했다. 현재 KTX 김천'구미역 이용객은 지난해 기준으로 135만 명이다. 이들 중 80%에 해당하는 108만 명이 구미지역 이용객이다. 그러나 KTX역이 자리한 곳이 구미시 인근이 아닌 30㎞ 떨어진 김천혁신도시이기 때문에 시내까지 오려면 30분, 5단지까지는 50분이 소요된다. 교통 비용과 이동거리 증가 등으로 인해 산업단지 근로자와 해외 바이어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구미에서 KTX 김천'구미역까지 택시요금은 3만~4만원,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역내 주차요금은 하루 7천원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실정이다.
때마침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구미산단을 방문했다. 구미 5단지 본격 분양을 앞두고 첫 입주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의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기업 투자 여건과 바이어 접근성 향상을 위해 KTX 구미역 정차를 건의하였다. 장기적으로는 구미산단 인근인 칠곡군 북삼읍 일대에 KTX 신구미역 건립도 건의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접근성 개선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긍정적 검토를 지시했다.
우리의 주장은 현재 예비타당성 검토 중인 남부내륙철도가 김천역을 통해 경부고속철도를 연결하게 되므로 우선 KTX고속철도를 경부선에 연결하는 사업을 먼저 시행해 KTX를 구미역에 정차시키고, 장기적으로 산단 인근에 신구미역을 신설하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지만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과 한마음 한뜻이 결집되면 반드시 실현될 것으로 확신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옛말처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모든 시민들이 협력해 소기의 목적을 쟁취하는 것이다. 현재 구미 경제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더 많은 기업과 근로자가 찾아오는 구미시를 위해 함께 똘똘 뭉쳐야 할 때다. 구미시와 대구경북 지역 정치권'경제계는 구미 경제가 죽으면 김천은 물론 대구'경북이 동반 몰락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모두가 일치단결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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