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안보 지형을 흔들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몸값이 뛰고 있다.
전통 우방인 미국과는 등을 지고 있지만 중국에 이어 일본, 러시아로부터 경쟁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5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방문은 지난 9월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만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동중국해 영유권을 다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필리핀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일본과 경제 원조를 노리는 필리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농업개발 지원에 50억엔(약 550억원)의 차관 제공을 비롯해 경제 개발 지원 보따리를 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극적인 교역과 투자 확대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기준 일본은 필리핀 전체 수출액의 21%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일본은 필리핀의 2위 외국인 투자자다.
일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8∼21일 중국 방문 때 150억달러의 투자, 90억달러의 차관 제공 등 총 24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약속받은 것을 고려해 지원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그동안 희망한대로 러시아도 연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고리 호바에프 주필리핀 러시아 대사는 지난 21일 필리핀 GM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에 어떤 지원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희망 목록을 작성해달라"며 "러시아로부터 기대하는 어떤 지원도 마주 앉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의 남중국해 연합군사훈련과 합동순찰 중단 선언, 미국과의 '결별' 발언 등 반미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당혹한 미국은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했다. 러셀 차관보는 24일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을 만나 두테르테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고 양국 관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 필리핀을 품에 안으려는 중국과 러시아, 필리핀과 연대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 일본의 동남아 외교전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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