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온배수를 활용한 한울원자력본부 내 수영장 등 스포츠시설 이용자들이 피부병으로 단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온배수에 인체나 환경 유해물질의 포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온배수 처리 과정에서 거품을 없애려 유해물질이 포함된 소포제를 사용해 바다로 무단 방류한 사실과 함께 해양 생태계 파괴에 대한 논란도 커지는 까닭이다.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온배수는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그동안 온배수의 수질과 안전에 대한 마땅한 규정이나 기준조차 없었다. 그렇다 보니 2002년 온배수를 쓴 수영장 등 스포츠시설을 이용한 하청업체 직원 등이 피부병을 앓았지만 한수원 측은 이를 외면했다. 그러다 한수원 측은 슬그머니 온배수 대신 바닷물을 몰래 쓰다 울진군에 적발돼 과징금을 물었다. 이는 온배수의 위험성을 자인한 꼴이다. 온배수의 안전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온배수의 안전성 문제는 다른 곳에서도 제기됐다. 월성원전이 2013년부터 운영한 온배수 양식장이다. 이곳은 소포제를 섞은 온배수의 안전성 홍보를 위한 시설이다. 그러나 양식장의 온배수 비율은 불과 18%에 그친다. 나머지는 모두 바닷물이다. 양식장의 대부분이 바닷물인 셈이다. 그만큼 온배수가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온배수의 안전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사례다.
울진의 한울원전 1~6호기에서는 일일 2천616만t의 온배수를 내놓는다. 지난 1988년 9월 한울원전 1호기가 가동된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배출된 온배수는 실로 엄청나다. 앞으로 2018년 신한울원전이 들어서면 그 양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울진에서는 소포제를 쓰지 않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온배수가 무방비로 울진바다에 흘러들어 가는 셈이다. 바다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깜깜이다.
이제 더 이상 그냥 둘 수 없다. 회사 측은 먼저 온배수 스포츠시설을 이용해 피부병을 앓은 환자 파악과 역학조사에 나서야 한다. 온배수의 유해 여부도 가려야 한다. 정부는 온배수의 수질 관련 기준과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와 미래세대 그리고 바다 생태계 모두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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