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온배수 활용한 수영장서 피부병 걸렸다"

입력 2016-10-20 04:55:02

"거품 제거 위해 소포제 사용"

원자력발전소 운영과정에서 원자로를 식힌 뒤 바다로 흘러나가는 온배수가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온배수 처리과정에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유해물질이 섞인 소포제를 사용한 뒤 이를 바다로 무단 방류(본지 11일 자 2면 보도 등)한 사실까지 드러나 해양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19일 한울원자력본부 전 하청업체 직원 등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하청업체 직원들이 이곳 온배수를 활용해 만든 수영장 등 스포츠시설을 이용한 후 피부병 등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 하청업체 직원 A씨는 "지난 2002년 근무 당시 온배수로 만든 수영장을 이용하다 직원들이 단체로 피부병에 걸려 포항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면서 "회사 측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문제로 굉장히 시끄러웠다"고 했다.

한울원전에서 배출하고 있는 온배수량은 일일 2천616만t(한울 1'2호기 각 541만t, 한울 3'4호기 각 387만t, 한울 5'6호기 각 380만t)이지만, 앞으로 신한울원전이 완공되는 2018년이 되면 더욱 늘어난다. 지난 1988년 9월 한울원전 1호기가 첫 가동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약 28년 동안 엄청난 양의 온배수가 검증도 없이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온배수가 빠져나가는 울진권(나곡'후정해수욕장)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건강도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한울원전 관계자는 "온배수 수질검사를 하고 있지 않지만, 해당 해역에서 특별한 오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온배수 방출과정에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생태계에 해로운 소포제를 바다에 방류한 경주 월성원전도 상황은 마찬가지. 월성원전은 2013년부터 매년 20㎏씩 60㎏의 소포제를 온배수와 섞어 방류한 뒤, '온배수 양식장'을 운영한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국회산업통상자원위 측은 온배수 양식장에서 온배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해 통상의 바닷물을 사용하는 양식장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온배수만으로 바다 생물이 건강하게 자란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연도별 온배수 인입량은 2010년 12.8%, 2011년 17.8%, 2012년 23.3%, 2013년 19.4%, 2014년(상반기) 18.8%에 불과했다.

한수원 측은 "여름철에는 수온과 기온이 높아 뜨거운 온배수를 양식장에 넣으면 어류생존이 불가능해 바닷물만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전체적으로 볼 때 온배수 인입량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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