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면서 즐기는 답사여행] 통일의 염원 안은 철원

입력 2016-10-20 04:55:02

그랜드 캐넌 연상되는 협곡…분단 현실 되새기는 '안보관광지'

한탄강 중류에 위치한 고석정은 철원8경 중 하나이다. 강 가운데 우뚝 선 바위와 그 일대 현무암 계곡, 굽이굽이마다 기암괴석으로 천연의 비경을 빚어 놓았다.
한탄강 중류에 위치한 고석정은 철원8경 중 하나이다. 강 가운데 우뚝 선 바위와 그 일대 현무암 계곡, 굽이굽이마다 기암괴석으로 천연의 비경을 빚어 놓았다.
철원군의 자랑인 도피안사의 국보 제63호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철마는 달리고 싶다' 경원선 최북단 분단지점이 되고 있는 월정리역.
철원군의 자랑인 도피안사의 국보 제63호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아~ 스스로 독립하지 못한 민족의 흔적인 선(線), 통한의 휴전선 155마일(250㎞) 중간에 위치한 철원은 철의 삼각주(철원, 금화, 평강)로 잘 알려진 내륙 속의 평야이다.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철원오대쌀은 차지고 밥맛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그 옛날 원산, 금강산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철원역(驛)은 번창했었다. 한국전쟁 후 내 나라 내 땅이지만 더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철원역과 구철원은 아무도 찾지 않는 지역으로 전락한 후 폐허가 되어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는 지역이 되었다. 통일의 염원을 안고 철원의 한탄강, 안보관광지, 도피안사로 떠나본다.

◆한탄강(漢灘江)

철원평야를 가로지르는 한탄강은 옛날에는 '제천'이라고 불렀다. 강원도 평강군과 함경남도 안변 사이에 있는 해발 590m의 추가령에서 발원해 추가령구조곡이라 불리는 좁고 긴 골짜기를 따라 임진강에 합류하는 강이다. 길이는 136㎞이다. 강 유역은 현무암 지대이며, 평원분지 한가운데로 깊이 20~30m의 푹 꺼진 협곡을 이루면서 흐르기 때문에 그 모양이 마치 미국의 그랜드 캐넌을 연상케 하고, 그러한 지형 때문에 웬만한 홍수에는 범람하는 경우가 없다.

굽이굽이마다 기이한 기암괴석으로 천연의 비경을 빚어 놓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절경은 고석정(孤石亭)이다.

고석정은 철원 8경 중의 하나이다. 한탄강 중류에 위치하며 강 가운데 우뚝 선 바위와 그 일대의 현무암 계곡을 총칭한다. 강 중앙 10m 높이의 거대한 바위에는 임꺽정이 은신하였다는 자연 동굴이 있고, 건너편 산 정상에는 석성도 있다.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에서 5분 정도 걸어 내려가면 만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나이아가라'라 불리는 직탕폭포는 자연적인 일자(一) 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폭포로서 높이 3m이다. 크게 높지 않으나 기묘함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또 다른 철원 8경의 하나로 손꼽힌다. 고석정에서 약 2㎞ 상류에 있다. 곁들여 남북 합작으로 완성한 다리 '승일교'는 이승만 대통령의 '승' 자와 김일성의 '일' 자를 따서 승일교라 한다. 다리는 고석정 가는 길목에 있다. 사람은 통행이 가능하나 차량은 통행할 수 없다.

◆제2땅굴'월정리역'북한 노동당 당사

철의삼각전적지 관광사업소에서 안보관광 신청(당일 신청 033-450-5900) 후 첫 번째 가는 곳은 제2 땅굴이다. 1975년 3월 16일 비무장지대에서 두 번째 발견된 제2 땅굴은 북한의 기습 남침용 땅굴로 군사분계선에 인접해 있다. 단체로 견학할 수 있으나, 개인 차량으로는 출입할 수 없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한다. 단체는 사전 출입허가를 받은 후 대형버스로 관람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2007년에 준공한 철원평화전망대로 휴전선 비무장지대는 물론 평강고원, 북한 선전마을, 낙타고지 등을 2층에서 전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전망대 모노레일 요금은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이어서 철원 들판이 철새 도래지가 된 배경과 철새에 대해 소개하고 조류와 동물 박제 등 약 38종, 90여 점을 전시한 두루미전시관을 관람하면 된다. 그다음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경원선 최북단 분단 지점이 되고 있는 월정리역을 지나,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사용된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노동당사를 둘러본다. 백마고지 전적지 및 위령비 답사를 마지막으로, 다시 고석정(철의삼각전적지)으로 돌아오면 안보관광 코스가 끝이 난다.

◆도피안사(到彼岸寺)

속세를 넘어 이상 세계에 도달한다는 도피안사는 고석정에서 동송읍 방면으로 약 9㎞ 지점의 조그마한 화개산(花開山) 자락, 동송읍 관우리에 있다. 865년(신라 경문왕 5)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1천500여 명의 대중과 함께 철불을 조성하고 삼층석탑을 세웠다는 천년고찰이다.

철원군의 유일한 국보(제63호)이자 자랑인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높이가 91㎝다. 장흥 보림사 철불(국보 제117호)과 함께 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아주 귀한 철불(鐵佛)이다. 계란형의 단정한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철불 뒤편에 '1천500여 명의 향도(香徒)가 결연(結緣)하여 조성했다'는 기록과 함께 새겨진 100여 자의 명문 가운데 '함통육년기유정월(咸通六年己酉正月)이라는 문구가 있어 조성 연대가 확실한 사찰이다.

대적광전 앞에는 높이 4.1m의 특이한 형태인 8각 이중기단 삼층석탑이 있다. 이 탑은 보물 제223호이다.

도피안사에는 근래에 금와보살(金蛙菩薩)이라고 하는 금빛개구리가 석탑의 조그마한 바위틈에 산다고 한 TV 프로그램에 방송된 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Tip

*가는길: 대구→경부고속도→중부내륙고속도→서울외곽순환도→구리→포천→고석정(소요시간 약 5시간) 당일 일정은 무리이며 최소 1박 2일 일정이면 여유가 있다.

*주위에 가볼 만한 곳: ▷겸재 정선이 극찬한 삼부연폭포 ▷한탄강 래프팅 철원관광레저(033-455-1111) ▷태봉대교 번지점프(033-452-8294) ▷철새탐조 관광(033-450-5365)

*고석정 앞 고석정 식당(033-455-8787)은 한탄강에서 직접 잡은 민물고기로 요리를 하여 얼큰하고 담백하며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매운탕 대(4인 기준) 5만5천원(잡고기+메기)

*선(線)이 많아서 못 오시나요 산이 막혀 못 가시나요! 38선, 휴전선, 북방한계선, 남방한계선,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 간절한 마음으로 통일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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