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 아태 기록유산 등재 확정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건물의 현판인 '한국의 편액'도 지난 5월 17일 베트남 후에시에서 열린 '제7차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위원회(MOWCAP) 총회'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지난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유교책판'에 이어 '한국의 편액'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등재된 한국의 편액은 189개 문중과 서원에서 기탁한 553점이 포함됐다. 편액이란 건물의 처마와 문 사이에 글씨를 새겨 걸어둔 표지판으로 건물의 기능과 의미, 건물주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3~5자 정도로 함축해 반영하는 기록물이다.
편액을 바라보는 대중에게는 건물의 공간이 상징하는 뜻을 시각에 호소해 전달하는 예술품이기도 하다. 편액 글씨 한 자 한 자에 조형적 특성과 예술적 가치는 물론 건물 기능과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특히 유명인이 쓴 필적을 목판에 새겨 건물에 걸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이 온 힘을 쏟아서 쓰고 정확한 연대를 새겨 놓아 서법 변천도 알 수 있다. 퇴계 이황 선생이 세운 도산서당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이 기거했던 지금의 대학 기숙사격인 '농운정사' 동쪽 방에는 '시습재'(時習齋)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현판 글씨는 퇴계 선생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퇴계가 후학을 가르치던 서당 입구에 내건 현판 '도산서당'도 퇴계 친필이다. 이 현판들은 도산서원 운영위원회가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 것이다.
편액의 글씨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생활과 사유체계를 표현한 것으로, 은둔과 이상사회의 추구, 학문을 통한 사회적 모순의 극복, 수양을 위한 내면세계를 추구하고자 한 조선 선비문화와 선비 정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글씨는 당대의 국왕, 명필, 문인'학자들이 남긴 것으로, 필적 안에는 제작 당시의 시대정신과 가치관, 서예가의 예술혼이 담겨 있다. 종합적으로 편액은 유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동양의 전통 인문정신과 글씨의 예술적 가치가 동시에 포함된 상징물이다.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장은 "편액은 우리 고유 전통문화유산으로서 가치와 의미가 심대할 뿐 아니라 종합예술작품으로 가치도 있는 만큼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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