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용수동. 용수천을 따라 이어진 폭 3~5m의 좁은 도로의 전봇대에 부동산 거래 광고 전단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구합니다. 땅 땅 땅", "현 위치 부근 주택 땅 구합니다", "공장 창고 매물 급구 매수자 대기 중" 등 땅을 사고팔 것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땅 삽니다. 촌집 (1억~2억 정도)"이라는 내용의 현수막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팔공로 도로변에는 전원주택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도 있었다.
대구 동구 공산댐 상수원보호구역(이하 보호구역)이 축소되면서 팔공산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보호구역 일부 해제가 공식적으로 확정되면서 그동안 묶여 있던 재산권 행사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이달 10일 공고를 통해 공산댐 상수원보호구역을 기존 952만5천㎡에서 347만7천㎡로 63%를 축소했다. 이는 보호구역이 설정된 1983년 이후 33년 만이고, 전체 520가구 중 500가구가 혜택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 용수동과 신무동 지역의 땅값 상승 현상이 두드러진다. 용수천을 낀 이 지역은 남쪽으로 바라보는 전망이 좋은데다 '개발제한구역' 같은 중복 규제가 없는 곳이어서 상대적으로 개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호구역이 해제된 땅의 가격이 20% 전후로 올랐고, 개발제한구역에 묶인 곳인데도 호가가 10%가량 인상 됐다. 논밭은 1평(3.3㎡)에 약 40만원이던 것이 50만원대로, 대지는 80만~100만원에서 100만~120만원으로 상승했다. 용수동의 경우 지난달 1평(3.3㎡)당 45만~50만원에 매매계약을 한 논이 70~80만원까지 오르자 최근 땅 주인이 손해를 보면서 해약을 한 뒤 다시 거래를 한 사례도 있었다.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는 최근 몇 년간 잠재해 있었다. 2009, 2010년 사이 대구시가 보호구역 축소를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지난해 이를 위한 오수관로 설치 사업 예산이 책정되면서 개발에 기대감이 컸던 것이다.
실제 이번에 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용수동 한 대지(241㎡)의 경우 올해 초 기준 공시지가가 1㎡당 20만1천400원으로, 2011년(15만3천원)에 비해 31.6%나 상승했다. 이는 과거 5년 동안(2006→2011년) 16.8%가 오른 것과 비교해 2배에 이르는 상승폭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법이 정하는 한도 내에서 주민들이 최대한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건축이나 증'개축 허가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수십년 동안 제약됐던 재산권 행사 요구가 보호구역 해제로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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