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품질 제일'의 중요성 일깨운 삼성 '갤노트7'의 단종 사태

입력 2016-10-13 05:20:01

배터리 발화 문제로 갤럭시노트7의 교환'환불 절차를 진행해 온 삼성전자가 11일 결국 갤노트7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54일 만이다. 기대를 한몸에 모았던 갤노트7 단종 결정은 삼성의 브랜드 신뢰도와 실적 하락, 협력업체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장 등 악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다.

'최고의 역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갤노트7의 단종 조치는 무엇보다 품질만큼은 자부심을 가져온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명품'을 기대해 온 소비자에게도 실망감을 안겼다. 이번 사태는 기술력과 품질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제품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명성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말이다.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전자에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철저한 원인 분석 등 한 치의 빈틈없는 수습책이 뒤따라야 한다.

당장 11일 삼성전자 주가가 8.04%나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19조원가량 줄었다. 그만큼 이번 사태가 몰고 온 충격이 크다는 방증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단종 조치로 삼성전자가 입을 손실이 3조원 이상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보더라도 소비자 안전과 브랜드 신뢰도 등 가치를 우선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뒷수습이다. 갤노트7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조금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환불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부품 공급사와 이동통신사, 대리점 등 모든 협력업체의 손실이 커지지 않도록 면밀한 수습책을 내놓아야 한다. 제품 결함 차원을 떠나 얼마만큼 정확하고 철저히 마무리를 잘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신뢰와 기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기술혁신, 품질경영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시장 선점에 급급해 의사 결정을 서두르는 등 무리하고 조급한 경영 환경이나 조직 내 다른 구조적 문제점은 없는지도 해부하듯 짚어봐야 한다. 이런 과정을 제대로 밟아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갤노트7 단종 사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으로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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