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힘든 대구 워크맘들…직장어린이집 설치 '꼴찌'

입력 2016-10-12 04:55:02

사옥 부재 여건 부족 이유, 설치의무미이행률 63.3%…규모 큰 기관·기업도 꺼려

대구가 여성 전문 인력들이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가장 힘든 지역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직장어린이집 설치 비율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경북 역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최근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도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이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시의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률은 전국 평균(47.1%) 보다 훨씬 높은 63.3%를 기록했다. 경북(57.1%)도 경남(61.3%)에 이어 미진했다.

직장어린이집은 회사가 근로자를 위해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이다.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거나 상시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 의무설치 대상기관이 직접 운영할 수도 있고 위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기관들은 어린이집을 설치할 여건(사옥 부재 등)이 부족한 데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대신 강제이행금을 물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대구교도소, 대동공업㈜대구공장, 이수페타시스㈜, 평화산업㈜, 평화오일씰공업이 의무설치 대상기관이었지만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다.

경북에선 경일대학교, 노벨리스코리아주식회사, 농심구미공장㈜, 다스㈜, 동국대학교의료원경주, 동국제강㈜포항,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세진㈜, 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 에스엘진량공장, 에코플라스틱㈜, 영주시청, 올품㈜, 케이이씨㈜, 타이코에이엠피, 풍산안강사업장㈜, 현대아이에이치엘㈜이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다.

특히, 직장어린이집 의무설치 기관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관'기업인데 이들 대상조차 어린이집 설치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여성 인력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설치의무 대상이 아닌 소규모 기관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의 상황은 더욱 열악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정부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가장 필요한 직장어린이집 설치와 관련해서는 뒷짐만 지고 있다"며 "직장어린이집은 결혼 뒤에도 양육 문제로 퇴직하는 우수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미이행 사업장에 대해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동공업㈜대구공장, 평화오일씰공업㈜, 경일대학교,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풍산안강사업장㈜은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미이행 사업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