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이후 대구 역사·문화가 궁금하다면?
대구 경상감영공원 인근에 있는 대구근대역사관은 근대 대구 도심의 모습과 생활상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는 1601년(선조 34년) 오늘날 도청 역할을 한 경상감영이 설치되면서 오랫동안 영남지역 행정'사법'군사의 중심지로서 기능을 했다. 그러다 1900년대 초 일본인들의 이주가 이루어지면서 전통 도시로서의 대구 모습이 서서히 붕괴되어갔다.
대구근대역사관에서는 일제 침략으로 대구읍성이 훼철되는 등 근대 문물이 대구 곳곳을 잠식하는 모습과 근대적 학교 설립, 구국 운동의 전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할 점은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 4'19혁명 등 당대 대구 시민들의 구국 정신이 반영된 역사자료다.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되자 일제가 각 지역의 모금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국채보상모집금액표 등을 보며 불의에 항거했던 역사의 현장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이영주 대구근대역사관 학예연구사는 "경북고, 사대부고, 대구고 등 학생들이 일요일에 운동회, 졸업식 연습 등으로 등교를 강요한 자유당에 항거하고자 벌인 2'28민주운동은 고등학생에 의해 주도된 한국 최초의 반독재 민주화운동이었다"고 했다.
한편 대구는 근대 한국문학, 음악계의 산 역사이자 걸출한 예술인을 배출한 문화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대구 문학계에서는 서정, 현실주의 등 다양한 작품활동이 이루어졌다. 시인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통해 식민지 민족의 현실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현진건 역시 '운수 좋은 날'을 통해 식민지 현실의 소시민의 아픔을 소설로 담아내면서 한국 리얼리즘을 개척하기도 했다.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영남지역은 전통적으로 유학의 구심점으로 기능해 학문을 중시하는 풍토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돼 있었다"며 "'선비'학문의 고장으로서 기능이 근대로까지 이어지면서 근대문학 등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을 배출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근대의 문화' 코너에서는 동요 '뜸북새', 가곡 '동무생각'을 지은 박태준, '고향생각'을 남긴 현제명 등 대구에서 활동한 음악인들의 발자취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다.
이 밖에 역사관 건물이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활용될 당시 사용된 금고, 대구의 최초 시내버스인 '부영버스'에서 영상물로 대구 근대 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영상체험실, 인력거, 라디오, 전화기 등이 전시된 '삶의 향기' 코너를 통해서도 근대 도시로 변한 대구의 모습을 생생히 감상할 수 있다.
정용균 대구근대역사관 팀장은 "대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 문화 등 대구 근현대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학생, 학부모들을 초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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