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가을 태풍이 강진 공포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경주'포항 등 경북 동남권을 강타했다. 동남권 주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는 중이다. 경북 최고의 산업벨트이자 최대 인구 밀집지역에 재난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는 두려움이 닥친 것이다.
사상 초유의 강진에다 초강력 10월 태풍까지 겹치면서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남권 주민들이 재난 노이로제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경주는 지진 피해 복구 중에 태풍 '차바'가 덮치면서 피해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천년 고도 경주 이미지가 재난도시로 비칠까 봐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중이다.
이번 태풍이 오자 포항과 경주에는 순식간에 최대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까지 겹쳤다. 가을 태풍이 닥쳐 곳곳에서 침수 사태가 빚어지고 사망'실종자까지 나온 것은 포항'경주권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지난달 12일 경주에서 일어난 강진의 경우, 한반도 지진 역사상 강도가 가장 큰 것으로 경주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땅 밑에서 일어난' 한반도 역사상 최대 재난이었다. 전례 없던 지진이 경주에서 강진으로 발생한 것이다. 강진 부상자 23명 가운데 경북이 12명을 차지할 정도로 피해가 컸으며 건물에 금이 가거나 지붕이 부서진 피해도 경주와 포항 등에 집중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전국의 지진 피해액은 110억2천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경주가 92억8천400만원으로 피해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일부 피해 지역은 응급복구를 마쳤으나 상당수는 아직 복구가 미진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초강력 태풍까지 덮치면서 경주 시민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잇따른 재난으로 인해 포항'경주권 주민들은 "마치 재난영화를 보는 것 같다"거나 "재난 노이로제에 걸리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친지와 지인들의 안부전화까지 쇄도하면서 포항'경주가 전국의 대표적인 재난 지가 됐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특히 경주의 경우, 원전 밀집지역이어서 자연재해가 잇따라 닥치자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의 시름을 가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경주의 한 할머니(80)는 "80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심한 지진을 처음 겪어봤는데 여기다 태풍까지 덮쳐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는다"면서 "언제 또다시 지진과 태풍이 닥쳐올지 몰라 겁이 난다"고 말했다.
포항의 김태호(42) 씨는 "지진의 영향으로 아이들이 겁에 질려 있다. 조금만 건물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만 받아도 놀라서 자지러진다"면서 "태풍까지 겹쳐 재난 노이로제 현상이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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