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노인에 흔한 대장 곁주머니 출혈 예방, 규칙적 운동과 채소 많이 드세요

입력 2016-10-04 04:55:06

허리 통증으로 소염진통제를 약국에서 구입하여 3개월 전부터 복용하고 있던 김○○(68) 씨는 거실에서 TV를 보던 중 변의를 느껴서 화장실에 갔다가 변기를 다 채울 정도로 많은 양의 붉은 혈변을 보았다. 이후 연이어 2차례 혈변을 반복한 후에 어지럽고 가슴이 뛰며 식은땀이 나는 증상이 있어 급히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응급실에서 수액 공급과 수혈을 한 후 혈압과 심박수가 안정되었다. 이후 대장내시경을 해보았더니 우측 대장에서 출혈하고 있는 대장 곁주머니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혈변을 보게 되면 그 양에 따라서 응급 여부가 결정되는데 위의 예와 같이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혈변이 있다면 대부분 응급실로 내원하게 된다. 위장관 출혈의 가장 중요한 처치는 먼저 수액을 공급할 수 있는 혈관 라인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불안정한 혈압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후에 원인을 찾기 위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혈변으로 나타나는 하부 위장관 출혈은 연령에 따라서 그 원인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10~30대 젊은 연령에서는 치핵, 치열 등과 같은 항문 주위 출혈을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고, 60대 이상의 고령에서는 대장 곁주머니(게실) 출혈 혹은 혈관이형성증에서의 출혈을 먼저 생각하여야 한다.

대장 곁주머니는 약해진 장벽 틈으로 장이 빠져나와 3~5㎜ 크기의 주머니를 만들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흔히 나타나게 된다. 대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약 20%에서는 출혈이나 복통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약 1~2% 정도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고혈압, 동맥경화 질환이 있거나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제를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대장 곁주머니 출혈의 위험이 증가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데, 출혈이 있는 곁주머니를 확인하게 되면 클립 등을 이용한 내시경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혈관 조영술을 통해서 출혈하는 혈관을 찾아 직접 혈관을 막아버리는 시술(혈관색전술)을 하거나, 출혈 부위를 포함한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

대장 곁주머니 출혈의 발생은 복압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 즉 저섬유, 고지방 식이, 변비 등과 관련이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 수분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 곁주머니 출혈이 있었던 환자는 출혈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아스피린 혹은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피하고 의사와 상의하여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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