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구한 '하얀 헬멧' 노벨평화상 거론

입력 2016-10-02 17:15:49

올해 노벨평화상은 역대 최다 후보가 경쟁하는 데다 후보들의 경쟁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구온난화 대응에 뜻을 모은 파리기후협정,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드러내며 활동 중인 '하얀 헬멧'(White Helmets), 52년 내전을 끝낸 콜롬비아 평화협정의 주역 등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노벨평화상을 누가 받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타결된 파리기후협정은 온난화를 막고자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합의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195개 협약 당사국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 모여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했다.

협정에서 당사국들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하며 1.5도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각국이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이행 결과 검증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은 의무로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시리아 민방위대 '하얀 헬멧'도 평화상의 유력한 후보다.

하얀 헬멧을 쓰고 활동하는 시리아 민방위대는 인명 구조를 통해 5년간 이어진 내전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시리아 내전의 참혹함을 알린 '알레포 꼬마' 옴란 다크니시(5)를 구한 것도 하얀 헬멧 대원이었다. 구조된 옴란이 먼지와 피를 뒤집어쓴 채 병원 응급차에 홀로 앉아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영상과 사진은 전 세계를 울렸다.

최근엔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잔해를 헤치고 갓난아기를 구한 후 가슴 아파하며 눈물 흘리는 하얀 헬멧 대원의 영상이 공개돼 큰 울림을 줬다.

하얀 헬멧은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인을 구조하는 데 활약한 점을 인정받아 이미 올해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받았다.

전화에 휘말린 고향을 탈출해 고무보트에 의지해 에게해를 건너다 익사 위기에 빠진 시리아 난민들을 구하고 따뜻하게 돌봐준 그리스 섬들의 이름 없는 어부, 노인들 등 주민들도 평화상 후보다. 그리스 지역을 직접 찾아 봉사에 나서고 난민 돕기 여론 조성에 애쓴 할리우드 배우 수전 서랜든도 후보다.

반세기 내전에 마침표를 찍는 평화협정에 서명한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도 최근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지난달 26일 역사적인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1964년 설립된 FARC와 정부군이 52년간 내전을 치르면서 콜롬비아는 22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주목받은 다른 후보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협상 타결에 참여한 협상단과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구호활동을 벌인 '세이브 더 칠드런'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의 정찰 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과 러시아의 인권'난민 운동가 스베틀라나 간누슈키나도 평화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노벨평화상 선정 작업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뤄져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수상자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작년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튀니지 민주화 단체 '튀니지 국민4자 대화기구'가 '깜짝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평화상에는 역대 최다인 376명(개인 228명, 단체 148곳)이 후보로 추천받았다. 노벨평화상은 스웨덴에서 선정하는 다른 노벨상과 달리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한다. 노벨평화상의 영광을 거머쥘 수상자는 7일 밝혀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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