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때 가장 큰 충격, 월성 1호기 즉각 폐쇄해야"

입력 2016-09-28 04:55:01

2∼4호기 비해 부지 암반 약해…주민 150여명 대책 요구 시위

월성원자력발전소 인근 마을인 경주 양남면 나아리 주민 150여 명이 최근의 강진과 관련 27일 월성원전 안전대책 수립 등을 주장하며 월성원전 남문에서 시위를 벌였다.

특히 계속운전이 결정된 월성원전 1호기가 경주 9'12 지진 때 다른 원전에 비해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의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나아리 주민들은 이날 "경주시민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원전사고"라며 "경주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월성원전을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중표 나아리 이장은 "월성원전 아래로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이 지나간다. 정부와 한수원이 지금까지 주민들을 속이고 기만했다"며 "또 월성원전 내에는 고준위 방폐물이 방치돼 있다. 올해 약속한 고준위 방폐물의 이전을 즉각 실천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수원이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32분쯤 경주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으로 월성원전 1호기 원자로 건물 기초 바닥이 받은 최대 중력가속도(g)는 0.0958g로 나타났다. 이는 인근 월성원전 2~4호기에 설치된 지진계 측정값(0.0583g)의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진앙과 월성원전 부지는 27㎞가량 떨어져 있다.

같은 날 오후 7시 44분쯤 발생한 규모 5.1 지진 때도 월성원전 1호기의 최대 중력가속도는 0.0424g를 기록, 2~4호기 지진계 측정값(0.0339g)보다 1.25배 높았다. 특정지역(경주)의 원자로 기초 바닥에서 측정된 최대 중력가속도값이 호기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것은 처음 밝혀진 사실이다.

월성원전 1호기 부지 암반이 2~4호기의 부지 암반에 비해 약하다는 것은 그만큼 지진 발생 때 위험도가 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단한 지반에서 연약한 지반으로 지진파가 옮겨갈 때 경계면에서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월성원전 1호기 내진설계값(0.2g'규모 6.5)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우원식 의원은 "경주 지진으로 이질 암반에 건설된 월성원전 1호기의 위험성이 확인됐다. 설계 수명을 다한 월성원전 1호기는 폐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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