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함부로 기뻐하지 마라, 함부로 화내지 마라…무병장수하려면 스스로 경계하라

입력 2016-09-27 07:13:37

이재욱 원장
이재욱 원장

병 없이 오래 살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요, 동서고금이 그러하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궁중에서 전해 오는 건강법과 장수법이 있는데, 현대 의학의 메커니즘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대로부터 노화를 관리하고 무병장수를 위한 건강법을 양생법(養生法)이라고 하는데, 요즘 흔히 말하는 웰빙 건강법이 이에 해당한다. 양생법은 그 내용이 매우 넓은데 크게 나누어보면 음식, 정신, 운동, 기거(수면, 휴식, 노동), 환경, 계절, 기공양생법 등이 있다.

옛 선인들의 건강관리 비결은 스스로 경계하면서 심신을 다스린 것이다. 조선 남인의 영수 미수 허목(許穆'1595~1682) 선생은 미수(米壽)까지 사셨는데, 그는 도교의 양생법에 조예가 깊고 평생을 청빈했으며 소식했다. 명의 반열에 들 정도로 의술도 뛰어났다.

원수처럼 지내던 정적인 우암 송시열이 중병에 걸려 약방문을 요청했을 때 비상이라는 극약을 이용해 고쳐준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평소 인내하고 절제하는 마음을 가져 성냄과 기쁨도 지나친 것을 경계하면서 성정을 안정시켰다. 이렇게 스트레스로 인해 오는 병증을 예방한 것도 조선시대의 최고 수명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스스로 경계하기 위해 만든 미수 선생의 '희로지계'(喜怒之戒)는 다음과 같다. "함부로 기뻐하지 마라, 부끄러움이 따를 것이다. 함부로 화내지 마라, 욕됨이 따를 것이다. 희로(喜怒)란 부끄러움과 욕됨의 중매자이니 삼가고 경계하기를 반드시 진실하게 하라."

중국의 역대 황제 가운데 가장 장수했던 황제가 청나라 건륭(1711~1799)황제로 89세까지 살았고, 60년이나 제위에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100세 넘게 장수한 것인데, 그 비결은 양생법을 중시하며 철저히 실천한 때문이다. 건륭의 장수비결은 ▷토납폐부(吐納肺腑) ▷활동근골(活動筋骨) ▷적시진보(適時進補) ▷십상사물(十常四勿) 4가지로 요약된다.

토납폐부는 게으르게 자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아침식사 전에 심호흡을 많이 하는 것이며, 활동근골은 체력단련에 적극 참여하여 항병력, 면역력을 증상하는 것이다. 적시진보는 노년이 되면 필요한 영양이 많으니 제때 보충이 되는 음식과 보약을 먹는 것이고, 십상사물은 자주 해야 하는 10가지와 해서는 안 되는 4가지를 말한다.

십상(十常)은 치아를 서로 부딪치고, 혀로 구강을 마사지하며 침을 모아 삼키고, 귓바퀴를 마찰해서 자극을 주며, 코를 주무르고, 눈동자를 움직이며 안구 주변을 마사지하고, 얼굴을 쓰다듬고, 족저 용천혈(湧泉穴)을 안마하고, 배를 마사지하고, 사지를 펴고 스트레칭하며, 항문을 조이고 푸는 동작을 수시로 반복하는 양생기공법이다. 사물(四勿)은 먹을 때 말하지 말고, 누워서 말하지 말고, 마실 때 취하게 과음하지 않고, 여색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양생법으로 심신의 관리를 잘한다면 무병장수의 꿈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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