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일상' 되찾아주러 전국 전문가들 달려왔다

입력 2016-09-23 04:55:01

문화재관리대상 100곳, 훼손된 담장·지붕 보수

22일 경주시 황성동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경주정신건강증진센터가 마련한 지진 재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2일 경주 지진 발생 이후 420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하자 상당수 시민들이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22일 경주시 황성동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경주정신건강증진센터가 마련한 지진 재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2일 경주 지진 발생 이후 420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하자 상당수 시민들이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경주에 도움의 손길과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기왓장 파손 등 전통가옥의 손상이 심했지만 전문가들의 손길이 부족해 복구가 더디게 진행됐는데, 전국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복구에 활력을 띠고 있다.

전국 문화재돌봄사업단은 지진 다음 날인 13일 오전부터 2인 1조로 12개 팀을 구성해 경주를 방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문화재 관리대상 100여 곳에 대해 긴급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16일부터 경주 내남과 외동의 충의당과 수봉정, 서악서원, 도봉서당, 오릉 숭덕전 등의 훼손된 담장 벽체와 지붕 기와를 긴급 보수했다.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와공'미장'목수분과 회원 120여 명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경주에서 복구 작업을 지원했다. 기와 600장을 경주에 기증하고 주택 피해가 심한 황남동과 남산 일대의 가옥 10여 채에 대해 완전 복구를 실시했다.

정문길 이사장은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경주시민들을 위해 문화재 기능인들이 한데 뭉쳤다. 대전과 서울 등 전국에서 모인 숙련 기능인들이 피해를 도왔다"면서 "앞으로 사태를 봐가며 다시 경주에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주에 피해 복구용 기와를 기증하는 운동도 활발하다. 20일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지회의 기와 기증을 시작으로 21일에는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경북도회, 대한건설협회 경북도회, 글로벌사이버대학에서, 22일에는 경주컨트리클럽 등 여러 개인, 단체에서 7만여 장을 경주시에 기증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지회 경우 한국형 기와 7천 장을 경주시에 기증하고 전문인력을 파견해 피해지역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광오 회장은 "이번 지진으로 2천여 채의 한옥 기와가 흘러내리고 담장이 무너졌으나 현행법상 경미한 피해는 지원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전 회원들의 뜻을 모아 기와를 기증하게 됐다"며 "하루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일손을 거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도와 경주시 공무원, 육군 제50사단, 해병전우회, 한국재난구조단 등 2천400여 명은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현장 복구에 나섰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전통가옥이 많은 경주의 특성상 문화재 전문가들의 손길이 절실했는데, 이처럼 자신의 일처럼 달려와 주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경주가 큰 힘을 얻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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