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소금창고 문화공간으로 부활

입력 2016-09-22 04:55:02

그 시절 청춘들의 18번곡 리플레이

일제강점기에 소금창고로 쓰였던 한 낡은 공간에서 연주회가 열린다.

소금 대신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이 즐겨 부른 옛 노래로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노래의 재생(다시 연주하다, play back)으로 공간의 재생(다시 쓰다, recycle)을 꾀한다. '재생: 다시 듣기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공연 '아픔, 아름이 되다. 애환'이 23일(금) 오후 8시 북성로 소금창고(대구시 중구 경상감영1길 81)에서 개최된다.

'재생: 다시 듣기 프로젝트'는 지난 6월 19일 대구 남구 대명동 꿈꾸는씨어터에서 첫 번째 공연 '삶, 사람 인연이 되다. 인연'을 가진 바 있다. 꿈꾸는씨어터 자리에는 한때 대구에서 이름난 나이트클럽이 있었다.

그러다 잠시 폐쇄됐던 공간이 지역 예술가들의 다채로운 공연이 오르는 소극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나이트클럽에서 소극장으로, 흥겨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두 번째 공연에서도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시도가 펼쳐진다. 공연을 기획한 이예진 좋은공연연구소 소장은 "예술은 소금과 닮았다. 우리네 인생을 더욱 맛나게 해 준다. 우리는 예술로 애환을 달래려 노력해왔다. 그런데 애환은 슬픔만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슬픔(애'哀)과 기쁨(환'歡)이 합쳐진 말이다. 슬픈 가운데 기쁘기도 하고, 기쁜 가운데 슬프기도 한 우리네 삶을 가리킨다"며 "애환의 시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때 그 시절 우리 할배, 할매가 삶의 고단함을 추스르고자 불렀던 노래들을, 우리의 클래식(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가요들을 북성로 소금창고에서 다시 연주하는 까닭"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소금창고는 현재 북성로의 새 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되고 있는 곳이다. 이번 연주회는 소금창고의 첫 공연이다.

지난 첫 번째 공연에 이어 이동순 영남대 교수가 해설을 맡는다. 이 교수는 우리 근대가요를 발굴 및 재조명하는 연구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근대가요를 매개로 젊은 기획자, 연주자들과 교류하는 취지로 이 프로젝트에 함께하고 있다.

보컬은 이은경, 손풍금은 홍기쁨, 피아노는 김태헌, 베이스는 서영완, 드럼은 손주영, 첼로는 손효창이 맡는다.

이들은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 '희망가'를 비롯해 대니 보이, 사의 찬미, 전선야곡, 비 내리는 고모령 등 10곡을 언플러그드(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의 묘미를 살려 연주한다. 무료 관람. 010-5270-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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