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권 고속도 교량 25곳, 내진 설계 없어 '흔들'

입력 2016-09-22 04:55:02

경부선 영천∼언양 구간 위치…안전진단 C등급으로 부실

최근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경주권 인근 고속도로 교량 중 25곳이 안전진단 C등급을 받은 데다 내진설계까지 미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교량 8천767곳 중 150여 곳이 안전진단 C등급을 받았으며, 4%에 달하는 360개 교량은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데다 이 중에는 C등급 교량 33곳도 포함됐다. 특히 이 가운데 25곳은 최근 지진 영향권인 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 구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진단 C등급은 '주요 부재에 내구성'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부조 부재에 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박 의원은 "고속도로 교량은 연간 13억 대의 차량이 다닌다"며 "지진으로 교량이 파괴되면 대규모 인명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내진 성능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당초 내진 보강이 되지 않은 360곳 중 일반 구간 305곳은 2017년까지 완료하고, 확장공사 구간에 포함된 55곳은 2019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최근 계속되는 지진으로 조기에 안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나와 확장공사 구간에 포함된 교량 55곳도 2년을 단축해 2017년까지 내진 보강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국 고속도로는 1995년 '도로교 표준시방서'에 내진설계 규정이 생긴 후 건설된 고속도로 교량과 터널은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됐다.

이후 2009년 '지진'재해대책법'이 제정되며 규모 5.5였던 내진설계 기준이 6.0으로 변경됐고, 2018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에 건설된 교량과 터널 등에도 내진설계를 반영한 보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관리하는 교량은 대부분 규모 6.3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다만 지진 발생 빈도가 낮은 강원 산간 지역과 전라남도 지역은 규모 6.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건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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