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관련 기관장 공모 "~카더라" 음해성 소문 판친다

입력 2016-09-19 04:55:02

수성아트피아 새 관장 선임

구청 "근거 없는 의혹 부풀려"

구설 피하려 타지 인사 초빙도

대구경북 문화예술 발전 저해

대구시 수성구의회가 수성아트피아 김형국 신임 관장에 대한 해임촉구 결의안을 가결한 가운데, 대구시 내 문화예술기관 대표를 선임할 때마다 떠도는 무수한 구설이 도마에 올랐다. 수성구의회 김성년 의원(정의당)은 12일 열린 정기의회에서 해임촉구 결의안을 발의했고, 무기명으로 투표한 결과 12대 8로 가결됐다.

김 의원은 해임촉구 결의안 발의에 앞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신임 관장이 대구동구문화재단 산하 아양아트센터 재직 당시 도덕성에 의혹이 있다. 또 면접심사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불리한 질문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배포한 자료에서 '이번 신임관장에 대한 내정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수성아트피아 관장 면접시험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매우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졌음을 분명하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면접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도 "특정인에게 유·불리한 질문이 있었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수성구 관계자는 또 "수성아트피아 관장 임명에 앞서 대구시와 동구문화재단의 결격 사유 조회뿐만 아니라 수성구 자체 인사위원회의 검증을 통해 결격 사유가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일부 구의원들이 조사 자료는 외면하고, 근거 없는 의혹만 갖고 무리하게 해임촉구 결의안을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의 문화예술기관 대표나 예술감독 공모 과정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설'(說)과 '의혹'이 나돈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 3년 동안만 해도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공모, (재)오페라하우스 대표 선정,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공모에서도 '설들'이 난무했다.

가장 대표적인 '설'이 '이번 ○○ 대표에 ○○○ 씨가 내정돼 있다'는 '지라시' 정보다. 일단 지라시가 나돌기 시작하면 거론되는 인물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공모 주체인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사전 내정설'이 도는 사람을 선정했다가 '거봐라, 내정된 거 맞잖아'라는 비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경북도립무용단 안무자의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경북도의 공모 발표가 나기 한 달 전부터 '안무자 자리는○○○ 씨가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해당 인물은 응시조차 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화예술기관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대구경북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敵)이 적은 타 지역 문화예술인을 대표로 선정해 구설 차단을 꾀하기도 한다. 지역 문화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난이 덜한 것을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타 지역에서 온 인사들 상당수는 대구경북을 잘 몰라 취임 초기에는 상황 파악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 인사는 대구경북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 없이 오직 경력을 위해 거쳐 가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근거 없는 의혹이나 설이 번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한 문화예술인은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은 많고 자리는 적기 때문이다. 음해성 소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소문을 퍼 나르는 것은 결국 그가 경쟁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일부 시·군·구의회 의원들은 자기 사람을 자리에 앉히기 위해 근거도 없는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언론사 기자들은 특정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보다 '일단 보도하고 보자'는 직업병을 발휘하기도 한다. 결국 이 모든 음해성 의혹 제기는 문화예술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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