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화' 경남 공무원 골프대회 올해도 열릴까

입력 2016-09-14 09:08:43

논란 속에 지난해 처음 열렸던 경남 공무원 골프대회 올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경남도는 지난해 홍준표 지사의 지침을 받아 사기진작책의 하나로 제1회 공무원 골프대회를 강행하면서 매년 정례화하기로 한 바 있다.

도는 지난해 9월 5일 창녕의 한 골프장 퍼블릭코스에서 공무원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아직 구체적 일정은 물론 개최 여부조차 정하지 못했다.

추석이 예년보다 빠른 데다 추석이 끝나면 곧바로 도의회 일정이 예정돼 지난해와 같은 시기에 골프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고 도는 14일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지난해 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도민 정서에 맞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도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해 시민단체가 홍 지사를 주민소환하려는 움직임까지 이는 상황에서 공무원 골프대회를 여는 것은 도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해는 이러한 도민 정서가 여전한 데다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은 마당에 공무원 골프대회를 연다면 비판여론이 더 거셀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도가 올해 대회 개최를 고민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더욱이 지난해 대회에 참가했던 공무원 중에는 대회 참가 비용이 비쌌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당시 참가자들은 1인당 25만원 상당의 골프장 이용료(그린피·캐디피·카트비 포함)와 부대비용을 포함해 30만원 안팎을 부담했다.

대회를 앞두고는 많게는 2~3차례 연습라운드를 가진 공무원도 상당수여서 공무원 사기진작책으로 개최한 골프대회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았다는 점도 대회를 정례화하기에 부담스러운 요소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는 이러한 요인들이 골프대회 개최 여부와 직접 관계는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골프대회와 함께 족구대회, 노래자랑대회 등 지난해 개최한 3개 대회를 정례화하기로 했다"면서 "올해는 추석 연휴와 의회 일정에 밀려 날짜가 안 나와 대회 개최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의 경우 평소 눈치를 봤지만 오히려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정당하게 즐길 수 있고, 희망자만 참가하면 부담스럽지도 않다"며 "추석과 의회 일정을 고려해 올해 대회 개최 여부를 조만간 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제1회 경남도지사배 공무원 골프대회에는 홍 지사를 비롯해 도내 시장·군수 6명, 도의원, 도청과 18개 시·군 공무원 등 140여명이 35개팀으로 나눠 참가했다.

당시 시민단체와 야당 등은 홍 지사가 미국 출장 중 평일 골프를 치다가 비판을 받았고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데다 무상급식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 등 도민 정서를 고려하면 공무원 골프대회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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