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환절기에 증상 심해 피부반응·혈액 검사로 판단
동물의 털·곰팡이 멀리해야…무조건 비염·약 먹으면 안돼
직장인 박모(56) 씨는 환절기만 되면 줄줄 흐르는 콧물 때문에 애를 먹는다.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가 나오고, 코막힘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날도 잦다. 박 씨는 "늘 휴지를 들고 다니며 콧물을 닦아내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고 매년 환절기만 되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고 푸념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9월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어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동물의 털, 곰팡이 등 특정 항원에 대해 과도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게 원인이다. 유전적 경향이 강하고, 일단 시작되면 평생 지속되는 점도 특징이다.
◆열 없고 1주일 이상 콧물 나면 의심
알레르기성 비염은 일교차가 심해지고 공기 중 습도가 낮아지는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2014년 5년간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는 9월로 평균 114만6천 명이 병원을 찾았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걸리면 맑은 콧물이 흐르고 자주 재채기를 하게 된다. 코가 막히거나 가려움증을 느끼며 심하면 눈부심이나 과도한 눈물, 두통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열이 없는 상태에서 콧물과 재채기가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는 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피부반응검사는 소량의 알레르기 물질을 종류별로 피부에 주입해 붓거나 붉어지는 정도로 알레르기 유무를 판단한다. 혈액검사로도 특정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항체를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라고 무조건 비염 약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콧물이나 재채기 등의 증상은 축농증(부비동염)이나 비중격만곡증, 비강 이물, 종양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중이염, 축농증 일으켜
알레르기성 비염은 완치가 어렵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관리해야 한다. 우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을 확인하고,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집먼지진드기나 애완동물의 배설물, 곰팡이 등 유발물질이 없도록 집 안을 깨끗이 하고, 꽃가루가 심한 시기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 알레르기 물질을 완전히 피하긴 어려운 만큼 항히스타민제와 국소스테로이드 분무제 등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코막힘이 심한 경우 고주파치료나 미세절삭기를 이용한 하비갑개(코 안의 옆벽에 있는 조개 모양의 뼈) 교정술 등이 도움이 된다. 국소 마취로 수술이 가능하고, 통증이나 출혈이 거의 없어 어린이·청소년들도 받을 수 있다. 면역요법은 완치가 가능한 유일한 치료법이다.
예미경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중이염이나 축농증, 수면질환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특히 성장기 어린이는 집중력 저하와 성격·성장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예미경 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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