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잡는 건강] 부항

입력 2016-09-14 04:55:06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그가 4번의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23개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사진이 있다. 펠프스의 어깨와 팔에 선명하게 남은 검은 자국을 찍은 사진. 한의사라면 매우 익숙한 부항 자국이다.

영어로 '커핑'(cupping)이라고 부르는 부항은 한중일 3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동서양 곳곳에서 비슷한 치료 행위가 있었다. 근대 유럽에서 부항을 애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황제도 위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종종 부항을 떴다고 한다.

플라스틱이나 유리, 고무 부항 등을 사용하는 요즘과 달리 과거에는 대나무나 물소뿔 등을 부항으로 사용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대나무가 부항의 재료로 소개되며, 부항의 적응 증상과 제작 방법, 시술 방법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부항은 음압을 사용해 부착한다. 보통 펌핑기를 이용해 부항 내 공기를 빼내거나, 불을 사용해 부항 내의 산소를 연소시켜 부착하는 방법을 쓴다. 불을 사용하면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에게 시술받아야 한다.

부항 요법의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부항은 혈액 정화와 노폐물 배출 등의 효과가 있으며 펠프스가 사용했던 것처럼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가끔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집에서 아픈 부위에 부항을 뜬 경우를 보게 된다. 피를 내기 위해 바늘로 찌른 자국이 있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이러한 부항 요법을 보통 '사혈 요법'이라고 부르는데 의학적으로는 '자락관법'이라고 표현한다.

'습식부항'이라고 부르는 이런 방식은 사혈침으로 아픈 부위의 작은 혈관을 찌른 뒤 그 위에 부항관을 부착해 피를 빼낸다. 이 같은 방식은 바늘로 찌르지 않는 비침습적인 행위인 일반 부항 요법과 달리 상처를 입히는 침습적인 행위다.

이러한 침습적인 행위를 할 때에는 철저한 소독 관리가 중요하다. 피부에 직접적인 상처를 내는 사혈침은 감염 예방을 위해 일회용을 써야 하며 피부에 부착하는 부항관 역시 일회용이 권장된다. 침습적인 행위를 시술받는 장소도 당연히 위생적인 공간이어야 하며, 목욕탕이나 무면허 침술원, 사혈원 등에서 함부로 시술해서는 안 된다.

최근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인한 C형 간염의 집단 감염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따라서 자칫 잘못된 부항 요법으로 인해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한의원이나 한방병원 등 한방전문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받아야 한다. 일반 가정이나 목욕탕, 무면허 의료기관 등에서 이런 습식부항을 뜬다면 위험할뿐더러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피를 내지 않고 부항만 뜨는 행위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너무 오랫동안 부항을 피부에 부착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부위에 부항을 부착하면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부항 요법은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시술받는 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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