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제는 즐기는 사람의 몫

입력 2016-09-07 04:55:02

평범한 사람들의 살림살이는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팍팍하다. 친구들끼리 만나 밥을 먹다가도, 때로 차 한잔 나누다가도 누군가 "요새 와 이래 살기 어렵노?" 하면 어김없이 옆의 친구가 "언제는 살기 좋았나?" 하고 박자를 맞춰준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사는 일이 힘겹고 어렵다고 해서 일에만 매몰되다 보면 삶이 권태롭고 무미건조해지기 십상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다. 최선을 다해 삶을 풍성하게, 윤기나게, 행복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로부터 축제를 열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한 달 뒤면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펼쳐진다. 대구에는 오페라하우스가 있고,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어느 축제보다 독보적인 오페라축제가 올해로 14번째 열리고 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상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생활에 쫓기느라 지금까지 '나와는 상관없는 축제'라고 생각했던 시민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대구 시민 모두를 위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해 준비한 축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해보려고 한다.

하나, 오페라 예습하기.

알다시피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다. 음악은 물론 미술, 문학, 연극, 무용, 건축까지 모든 장르가 망라되었기에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바쁜 세상에 제대로 된 오페라 한 편 감상하는 것만 해도 여러모로 유익하다.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 물론 비용까지 감안했을 때 그렇다. 흔한 말로 '가성비 좋은' 장르인 것이다.

다만 예습이 좀 필요하다. 초보자의 경우, 이탈리아어나 독일어로 공연되는 오페라를 보면서 자막 보랴, 무대 보랴, 분주하기 마련인데 미리 스토리라도 숙지하고 가면 한결 여유가 생긴다. 공연 전 프로그램 북을 구매해서 훑어보는 것만 해도 괜찮다. 팁을 드리자면 오페라축제 기간 동안 토요일마다 그 주의 메인 오페라와 관련한 전문가 특강이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페라살롱에서 열린다. 게다가 무료다.

둘,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기왕에 공연장에 들어섰다면 조금 용기를 내보자. 일반적인 클래식 공연장에서 숨쉬기도 조심스러워 부담이 됐다면 오페라는 다르다. 무대 위 성악가가 아리아를 부르거나 중창, 합창을 연주했을 때 맘껏 박수를 칠 수 있다. 때로는 소리 높여 "브라보"를 외쳐 흥을 돋우기도 한다. 이때 대부분의 지휘자는 객석의 박수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연주를 중단하고 기다려준다. 공연장은 생물과 같아서, 무대와 객석이 서로 반응을 주고받으며 아름답게 작품을 피워낼 수 있다. 적극적인 관객에게는 '감동'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그뿐만 아니다. 오페라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관객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다양한 이벤트를 꾸며놓는다. '드레스코드 데이'에는 붉은색 옷이나 소품을 착용한 관객들에게 선물을 선사하고, '행운의 좌석'도 운영한다.

예습을 했다면 복습도 해보자. 공연이 끝난 뒤 '백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킬 수 있다. 자녀들을 동반했다면 반드시 '오페라 존'에서 오페라의상과 분장체험도 해보자.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오페라하우스 광장 특별무대에 준비된 프레콘서트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축제는 비일상적인 것이지만 축제를 통하여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의 주제는 'Rejoice after Suffering! 고난을 넘어 환희로!'이다. 여러분께 환희를 안겨 드리기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애를 쓰고 있다. 오페라하우스에서 감동과 기쁨을 듬뿍 받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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