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사태에 속타는 美 월마트 "연방정부가 나서라"

입력 2016-09-02 19:26:57

태평양 횡단 무역의 8% 담당, 세계 항만서 화물 취급 거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월마트와 타깃 등 소매업체들이 미국 상무부에 개입을 촉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소매산업지도자연합은 상무부와 연방해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중대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진해운 사태가 소비자와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국 연방정부가 개입해 항만과 화물업자, 한국 정부와 함께 혼란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촉구했다.

한진해운은 미국의 태평양 횡단 무역 거래 물량의 7.8%를 담당한다고 소매산업지도자연합은 서한에서 밝혔다.

제시카 댕커트 소매산업지도자연합 선임이사는 "하필이면 연휴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매업체들이 물건을 잔뜩 쌓아야 할 시점에 대혼란이 발생했다"면서 "시점이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소매산업지도자연합 회원사로는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 월그린스 등이 있다.

전 세계 터미널과 항만에서는 돈을 받을 수 없을 것을 우려해 한진해운 선박에 실린 화물 취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미국 항만과 해운업체, 수출업자, 화물운송업자들을 거대한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행 화물은 아예 초장부터 지연되고 있다. 화물을 실은 한진해운 선박은 미국 항만에 출입을 거부당했고, 이미 하역된 화물에 대해서도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한진해운 선박은 부산에서 출항이 금지됐고, 미국이나 중국, 캐나다, 스페인 등에 갔던 선박들은 되돌려보내졌다.

WSJ는 아시아 지역 중개인들의 말을 인용, 한진해운이 6개 해운사가 소속된 해운동맹체 소속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확산될 수 있다며, 대형선박 40여 척 분량인 컨테이너 54만 개의 배달이 최대 한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해상정보컨설팅의 라스 옌센은 "2001년 한진해운보다 훨씬 작은 한국의 조양상선이 파산했을 때 1개 화물업체의 컨테이너 200개를 되찾는 데 6개월이 걸렸다"면서 "한진해운 사태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기 때문에 일부 화물을 되찾을 수 없게 돼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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