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같은 감염병 관리 시스템을 자랑하는 싱가포르가 지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이다.
지난달 27일 첫 감염자 발생 이후 불과 엿새 만에 확진자 수는 150명을 넘어섰고, 환자 발생지역도 중남부에서 중부와 북부 지역으로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특히 감염자 가운데 상당수가 해외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인 데다,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여성이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싱가포르가 동남아 지카 바이러스의 온상이 될 우려도 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싱가포르의 급격한 감염자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보건당국이 지카 바이러스 확산 세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지경이라고 진단했다.
급기야 리셴룽(李顯龍) 총리가 직접 나서 국토 전역에 지카 바이러스가 전파됐음을 인정해야 하며, 매개체인 모기 박멸을 위해 전 국민에게 협조를 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토 면적이 697㎢로 서울(605㎢)보다 조금 더 큰 싱가포르는 철저한 감염병 관리체계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싱가포르는 이후 촘촘한 감염병 감시체계와 감염 경로 추적, 사후처리 및 방제 시스템을 갖췄고, 국제사회에서 벤치마킹 대상 우수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런 싱가포르의 감염병 관리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 한 가장 큰 원인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지카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싱가포르에 가장 만연한 감염병인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의 유사성도 감염자 급증세에 한몫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