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해보다 더 어렵다는 추석 경기, 위기 관리 급하다

입력 2016-09-02 04:55:02

지역 기업들이 경기 침체에다 자금 사정 악화로 지난해 추석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공회의소가 156개 지역 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추석 경기 동향 조사에서 10곳 중 6곳(65.4%)이 지난해보다 체감 경기가 나쁘다고 답했다. 특히 서비스업'건설업에 비해 제조업이 더 어렵고 경기 회복에도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 경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역 기업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와 수출 감소' 때문이다. 응답 기업의 54.7%가 이를 첫손에 꼽았다. 현재 우리 수출은 2014년 12월 이후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2001년 3월부터 13개월 기록을 깬 역대 최장으로 올해 7월에는 -10.3%로 최악이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브렉시트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하면서 수출길이 막히고 산업 생산도 크게 위축됐다. 또 7, 8월 기록적인 폭염 때문에 내수 소비가 22개월 만에 2.6% 감소하는 등 최대 낙폭을 보였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로 지역 기업의 자금 사정도 매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고작 5.1%에 불과하다는 것은 지역 경기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잘 말해준다.

그나마 8월 수출이 19개월 연속 마이너스에서 반등했다는 것은 단비 같은 소식이다. 정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액은 40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늘었다. 하지만 대내외 상황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 흐름을 완전히 끊고 회복세에 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9월 미국 금리 인상이 구체화되고 주요 교역 대상국의 경기 부진 등 변수가 여전해 '반짝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의 침체는 심각한 문제다. 최근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만5천 명이 감소했다. 이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찮다는 점에서 내수 진작과 수출 회복 등 위기관리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의 자체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정부가 내수와 수출 활성화 전략을 재정비하는 등 전력을 쏟아야 한다. 기업'정부'지자체가 위기관리에 삼위일체가 되지 못한다면 위기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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