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무소속 당선에 화들짝 놀랐나
대구 새누리당 초선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민원인의 날' 경쟁이 불붙었다. 개성 있는 행사 이름 짓기에 공을 들이고, 예약 시스템과 민원 처리 조직도까지 만들어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텃밭으로 여겨지던 대구에서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이 생기자 위기의식이 만들어낸 긍정적 정치 문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의원들은 천편일률적 민원인의 날이라는 이름에도 변화를 주었다. 곽대훈 의원(달서갑)은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줄임말) 행복 소통의 날', 정종섭 의원(동갑)은 '종섭씨와 함께하는 민원 응답소', 추경호 의원(달성군)은 '달성군민 소통의 날'이라고 이름 지었다. 주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취지다.
또 이들 모두 일회성 행사 대신 매달 1, 2차례로 민원인의 날을 못 박아 정례화했다.
민원인의 날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추경호 의원은 체계적 민원 관리로 승부한다. '군민 소통카드'를 만든 뒤 민원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 관리하고, 민원별로 담당자를 배정해 상담 진행 경과를 틈틈이 알려준다. 현풍면 도로 개설, 골목 반사경 설치 등 크고 작은 민원을 현장에서 듣고 해결하자 "당선되면 지역에 잘 안 올 것"이라고 반신반의했던 이들도 이제 '우리 의원'으로 인정한다.
달서구청장 출신의 곽대훈 의원의 장기는 부지런함이다. 둘째 넷째 주 토요일, 한 달에 두 차례 민원인의 날을 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네 주민이 민원을 올리면 시간이 될 때 댓글로 소통하며 접촉 면을 늘린다. 곽 의원은 "민원을 들어보면 기초 의원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아 구의원과 시의원도 토요일에 꼭 나와달라고 부탁한다. 동네 사정을 잘 아는 구'시의원과 협업하면 민원 해결 속도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곽상도 의원(중'남구)은 세심한 서비스로 주민 만족도를 높이려 애쓴다. 민원인이 문자 메시지나 전화로 방문을 예약하면 대형 병원처럼 방문 시간을 분 단위로 알려줘 헛걸음하거나 무작정 기다릴 필요가 없다. 접수된 민원은 중'남구로 구분하고, 공개된 자리에서 말하기 어려운 민감한 민원은 '보안 민원 담당자'를 따로 배정해 관리한다. 곽 의원 측은 "구도심 재개발처럼 반복 제기되는 민원은 관련 정책 토론회를 열어 주민 궁금증을 풀어 드리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초선들의 민원인의 날 열풍이 위기감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여당 프리미엄이 높은 대구지만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나올 만큼 정치 지형이 변했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주민을 대하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주민 앞에서 자세를 낮추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과거 대구의 한 국회의원이 주민공청회에서 지역 주민에게 호통을 쳤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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