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43)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정재라는 배우가 딱 하나의 이미지로 제한된 건 아니지만 지난해 영화 '암살'로 나라를 팔아먹는 첩자 역할을 맡아 미운털이 박힌 터였다. 1년 뒤 현재 이정재는 영웅이 됐다.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을 통해서다.
이정재는 "한참 이미지가 나빠지던 찰나에 이번 작품을 만나게 됐다"며 "이야기가 재미있고, 첩보물 형태의 전쟁영화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캐릭터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액션신을 소화하면서 격한 피로에 시달렸다"고 토로했으나 "과하지 않게 작품에 알맞은 액션, 그리고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영웅들의 희생을 그린 영화이니만큼 진지하게 애착을 갖고 임했다"고 떠올렸다.
1950년 9월 15일 자정, 작전명 크로마이트. 인천상륙작전 속 숨겨진 실화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인천상륙작전'. 이재한 감독은 노르망디상륙작전과 함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상륙작전으로 기록된 첩보물의 형태로 다뤘다.
이정재는 "이 작품은 우리 역사의 숨은 영웅들의 존재를 기억하고자 기획됐다. 정치적 소재의 영화라거나 애국애족을 강요하는 작품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6'25전쟁을 소재로 다뤘지만, 첩보물이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게 가장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각 인물들의 사연, 사건과 사건의 연결고리들을 친절하게 모두 담았다간 영화가 너무 늘어질 우려가 있어, 감독님이 결단을 내리신 거죠.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인천상륙작전'은 사실 개봉 전 평론가들과 언론 매체들로부터 '국뽕'(강요된 애국주의를 비꼬는 인터넷 속어)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하지만 관객은 응답했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670만 명이 봤다.
이정재는 "소재 자체가 가지는 딜레마"라고 했다.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특전사들의 이야기이자 민간인 부대의 숭고한 희생을 담고자 했어요. 그런데 그 임무의 대상자가 북한군이라는 점은 설정이 아닌 사실이잖아요? 그럼 이런 소재 자체를 다루면 안 되는 건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영웅들이 있었고, 지금도 상당수 현존하는 그분들의 업적을 알리고자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어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는 다루면 안 되는 것일까요? 너무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과는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정재는 "명배우는 다 똑같다. 국적, 나이, 성별이 문제가 아니라 좋은 배우는 그냥 좋은 배우"라며 "리암 니슨과, 또 최근 중국에서 배우들과 작품을 하게 되면서 느낀 게 있다. 명배우는 그냥 명배우, 대배우는 그냥 대배우라는 것"이라고 짚었다.
"같은 배우인데도 더 열심히 혹은 덜 열심히 하는 배우가 있고, 재능이 더 많거나 혹은 적은 경우가 있잖아요? 마찬가지죠. 배우의 차이는 그런 성향이나 역량의 차이일 뿐, 외국 배우라 더 특별하거나 다를 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본 리암 니슨은 자신의 일에 철저하고, 연기 몰입도가 뛰어난 열정 넘치는 대배우 중 한 명이었어요. 그의 출연 분량을 모두 모니터링했는데 역시 명배우더라고요. 그 덕분에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이런 소중한 기회를 얻게 돼 기쁜 마음뿐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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