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들녘이 가뭄과 고온으로 바싹바싹 마르고 있다. 풍년을 기원해야 할 농심들도 바짝바짝 타들고 있다.
지금 농촌 들녘은 한 방울의 물, 한 사람의 손길이 절실하다. 이런 때에 농심 보듬기에 함께 나서야 할 농협들이 건고추를 둘러싸고 해묵은 갈등을 빚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통받는 농심 곁으로 달려가야 할 안동시 행정을 농협 갈등의 해결사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군납 고춧가루 가공사업장으로 지정된 남안동농협은 지역 농협들과 군납 가공용 건고추 납품 계약을 체결, 수매 대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동안동농협은 지난 2014년 군납용으로 수매한 168t을 운영협의회 파행을 이유로 납품계약을 파기하고 창고에 보관, 수십억원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을 낳고 있다.
수십억원의 손실이 불 보듯 한 이 건고추 처리 책임을 둘러싼 동안동농협 내부의 반발도 또 다른 불씨다. 동안동농협 내부에서는 이미 이 문제를 둘러싸고 '계약파기'한 책임자들이 손실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게다가 동안동농협은 이 물량을 올 연말까지 모두 판매해야 할 입장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동안동농협은 안동시를 압박해 남안동농협과의 판매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안동시는 수차례 양 농협을 만나 협상에 나서는 등 행정 낭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는 동안동농협을 비롯해 지역 농협에 50억원 정도의 고추수매 자금을 1년 무이자로 지원했다. 이 때문에 농협들은 조합원들에게 수매해 보관 중이던 묶은 고추를 손해를 보면서 모두 팔았다. 안동농협은 7억원, 서안동농협은 5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손실은 농가 소득을 위한 가격지지라는 농협 역할에 나섰기에 누구 하나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동안동농협도 다른 농협들처럼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손실을 무서워하지 말고 팔면 된다. 남안동농협과의 협상도 그런 자세로 임하면 된다. 굳이 행정력을 동원해 무리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없다. 행정력을 농촌 들녘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농협이 해야 할 또 다른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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