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주 사드 투쟁위, '제3후보지' 수용은 바람직한 결론이다

입력 2016-08-22 04:55:02

성주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가 '사드 배치 철회'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제3후보지를 수용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바람직한 결론이다. 그간의 격렬한 투쟁을 끝내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길을 선택한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성주 군민의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는 증거다. 성주 군민과 정부가 사드 배치를 놓고 계속 맞서고 대립하기보다는, 서로 양보해 타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

정부와 성주 군민은 지난달 13일 일방적인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지금까지 격렬하게 대립했다. 성주 군민으로선 인구 밀집 지역인 성주읍의 뒷산에 사드가 들어선다는 소식은 '청천벽력'이나 다를 바 없었다. 조용한 '참외의 고장'은 그간 황교안 국무총리'한민구 국방장관의 봉변, 참외밭 갈아엎기, 격렬한 반대 시위 등으로 혼란의 도가니였다.

이번 갈등은 전적으로 정부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주민 의견이나 생활 불편에 대한 고려 없이 편의적으로 성산포대를 배치지로 결정한 것은 아무리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주민 반발이 거세져 사드 배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박근혜 대통령은 '제3후보지'를 언급했고 국방부도 뒤늦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는 정부의 정책 판단 및 입지 선정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투쟁위가 제3후보지를 수용함에 따라 사드 배치지는 성주읍 성산포대에서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CC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방부가 이제 와 성주CC를 군사적 효용성'주민 안전성 면에서 최적지라는 둥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고 있지만, 이곳 말고는 더 이상의 대안이 없는 듯 보인다. 이번에는 인근 김천 시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다시 한 번 주민 설득의 고비를 넘어야 할 것 같다.

성주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오랜 투쟁의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강경파가 일부 있지만, 이들도 성주 군민인 만큼 의견이 다르다고 배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주 군민은 그간의 싸움이 헛되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화합하고 보듬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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