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도시 순회 뮤지컬 공연 취소…아이돌 공연·투자·사전제작 금지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 기류가 한류(韓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실체 없이 소문만 무성하던 중국의 보복이 문화예술계에선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던 한중 합작 영화 '강원도'가 지난달 31일 돌연 제작이 중단됐다. 이 영화는 '엽문' 시리즈로 유명한 예웨이신(엽위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큰 관심을 끈 작품이다. 전체 분량 중 70%를 한국에서 소화할 계획으로 지난 19일부터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한국 측 제작사는 지난 6월 말부터 촬영에 필요한 인력과 배우를 뽑았지만 중국 제작사 측에서 '제작 불가' 통보를 일방적으로 해온 것이다. 해당 영화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중국 공동 제작사에서 '사드 때문에 제작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준비 기간에 들어간 10억원 정도가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일부터 10월 초까지 2개월간 중국 5개 도시 순회공연이 예정됐던 국내 인기 뮤지컬 공연의 9월과 10월 일정이 모두 취소됐고 8월 공연도 일부 축소됐다. 해당 공연은 전국적으로 수년간의 흥행을 토대로 중국에 진출했고 지난 1월 초청 공연 때도 좌석의 85%가 판매되는 등 흥행됐다. 해당 뮤지컬 한국 측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 측 기획사에서 돌연 취소한 것이 사드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처음 취소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유를 묻지 않고 수긍하는 쪽으로 일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사드가 원인이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해당 뮤지컬에 참여하기로 한 공연팀 관계자는 "두 달 일정을 다 빼놨는데 갑자기 취소돼 이유를 물었더니 사드를 지목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중국 사업 중단에 대해 "사드 배치의 영향이 구체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중국 광전총국(라디오, TV, 영화 등을 관리감독하는 중국 국무원 직속기구.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 약칭)이 공개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지난 1일부터 특정 아이돌 그룹 활동, 주요 공연 및 투자, 사전 제작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광전총국 유선 하달 지침'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한류 콘텐츠 관련 직접 제작 중지 명령을 내린 적 없다"며 "사드 관련성 여부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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