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정현 대표의 첫 당직 인선, 확실한 탕평을 기대한다

입력 2016-08-16 05:00:01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 주 안으로 첫 당직 인선을 단행한다고 한다. 그 대상은 현재 공석이거나 신설되는 당직을 중심으로 20여 개에 이른다. 이를 앞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이 대표의 첫 당직 인선이 어떤 모양새일지 관심이 일고 있다. 최대 관심은 당연히 계파 청산 여부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친박과 비박을 가리지 않고 능력과 당에 대한 충성도만을 기준으로 인물을 기용하는 '탕평'이 필요하다.

지난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결과에 쏟아진 평가는 매우 혹독했다. '도로 친박당' '친위 정당'이란 비판은 물론 비박에서는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가 '골수 친박'인 것은 물론 최고위원도 강석호 의원을 제외한 4명 모두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사였기 때문이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할 친박이 도리어 당권을 확고히 장악한 이 결과는 그런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 시각이 지금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를 불식시키지 못하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새누리당 스스로 마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첫 당직 인선은 새누리당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느냐 여부를 결정하는 전환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 스스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 대표 수락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다"고 선언, 강력한 계파 청산 의지를 밝혔다. 이 선언이 '말 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실천이 따라야 한다. 이번 당직 인선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다. 그동안 친박과 비박 모두 계파 청산을 외쳐왔지만, 계파는 여전히 강고하게 살아있다. 진정한 계파 청산은 자기희생이 전제되어야 가능함에도, 친박은 친박대로 비박은 비박대로 자기 욕심만 부렸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말로만 계파 청산'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개각과 관련해 탕평'균형 인사를 주문했다. 이 대표에게 국민이 주문하는 것도 그와 똑같다. 이런 요구에 이 대표는 진심으로 화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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