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드 배치, 北 위협에 과도한 반응"

입력 2016-08-11 20:48:36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 정세 악화 방지를 위한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 안드레이 데니소프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밝혔다.

데니소프 대사는 이날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핵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보다 더 광범위한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지역 및 글로벌 안보를 훼손하는 북한의 행동을 분명히 비난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동시에 북한의 핵실험을 명분으로 동맹국들에 군비 증강을 압박하고 스스로 군비 증강에 나선 미국도 비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려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북한으로부터의 실질적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필요성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중국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도 사드 한국 배치를 자국 핵전력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 상품 시장을 줄이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사드 대응으로 한국 상품 수입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데니소프 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단계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만큼 북핵 6자회담으로의 복귀 방안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추가적 상황 악화를 막고, 현 상황을 동결시키는 것이라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데니소프 대사는 이런 맥락에서 "미국과 한국이 연례 연합훈련을 중단하지는 않더라도 그 규모를 제한하길 제안한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상황을 통제 가능한 한 선에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북한의 실질적 군사력을 제대로 평가하길 제안한다"면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과시적 효과를 노린 성격이 강하다"며 북한 위협에 대한 과도한 대응 자제도 주문했다.

데니소프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과도 고위급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북한 측은 일차적으로 자국의 안보와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데니소프 대사의 발언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단호하게 비난하면서도 이에 대한 미국과 한국 측의 과도한 군사적 대응 자제를 주문해온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안보 균형을 깨트리는 행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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