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주간신문은 '렐라치온'(Relation)과 '아비소'(Aviso)로 알려져 있다. 1609년 독일에서 발간되었다. 쉽게 휴대할 수 있고 대규모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뉴미디어였다. 급변하는 세상의 소식을 모두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책을 대신해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16세기 이래 사람들은 왕과 귀족이 자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을 바꾸고자 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땅만이 아니라 대륙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도 관심이 늘었다. 집단 군락이 형성되면서 뭔가 공유하고자 하는 욕망도 커졌다. 정해진 날짜는 없었지만 한 달에 한두 번 또는 매주 발행되는 팸플릿 형태의 '신문'은 그 필요성을 채워주는 훌륭한 도구였다. 변화를 원했던 집단은 이를 통해 혁신적 생각을 확산시키려고 했고 교회나 왕과 같은 권력집단은 사전 검열이나 세금 등의 방법으로 이를 막고자 했다. 종이신문의 황금기는 '주간'이라는 발행주기가 '일간'으로 짧아지면서 도래했다. 일반적으로 언론을 뜻하는 저널리즘(Journalism)이 '낮' 또는 '날마다'를 뜻한 'Diurnal'에서 비롯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국내 최초의 주간신문은 1886년에 발간된 '한성주보'(漢城周報)다. 1896년 격일간으로 출발한 '독립신문'과 달리 정부에서 출판했지만 재정난으로 10년을 채 못 채우고 문을 닫았다. 일제 식민지를 거치면서 국내 종이신문의 주류는 일간지로 전환되었고 그 추세는 해방 이후에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 언론사 자체가 귀하던 시대라 한번 발행하면 가능한 많은 뉴스와 광고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발행주기를 기준으로 주간 또는 격주간으로 분류되는 매체는 크게 '잡지'와 '신문'의 형태로 구분된다. 매일신문의 무료 주간지인 '주간매일'은 1983년 '매일생활정보'라는 이름으로 발간되기 시작했다. 잡지도 아니고 지역주간신문도 아닌 미국과 유럽의 일요신문과 유사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주간경향'과 '선데이서울' 등과 같은 선정적이고 대중적인 잡지가 본격 등장한 시기는 1960년대 후반이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이들 잡지의 모회사인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등을 정부의 홍보지로 적극 활용했고 일종의 당근으로 잡지 발간을 허락했다. 잡지시장은 그 이후 문화, 예술, 스포츠, 경제 및 시사 등으로 분화되었으며 군부독재 시절에는 검열이 비교적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권력 감시'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잡지와 달리 신문은 주로 행정구역상 지역을 무대로 했다는 점과 1987년 6'29 선언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국내에서 지역신문의 기반은 전통적으로 매우 취약했다. 가령, 1970년대 유신헌법이 제정될 당시 지역에서 발행된 신문은 겨우 14종에 불과했다. 1980년 언론기본법을 통해 각 도와 시에는 1개 신문사만 허용되었고 대구와 경북지역에서는 '매일신문'이 유일했다. 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언론자유화 조치는 지역신문(특히 주간지)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 계기였다. 1988년 등장한 시민주 형식의 '한겨레신문'이 미친 파급효과도 상당했다. 뜻있는 지역 시민들이 주주 형태로 참가한 주간신문이 그 이후 속속 등장했다. 1988년에는 지역주간신문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홍성신문'이 등장했고, 그 뒤를 1989년의 '거제신문'과 '해남신문'이 뒤따랐다. 1994년부터 실시된 지방자치제는 지역사회에서 주간신문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였다. 공통적으로 '지역사회의 부조리를 감시하고, 지역민의 관심사를 우선 반영하며, 지역민의 소통을 위한 매체'를 지향했다.
2016년 8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지역주간신문은 500개가 넘는다. 지역신문발전기금에서 우선지원 사업대상자로 꼽히는 지역신문 중 상당수는 주간으로 발행된다. 섣불리 주간신문의 종말을 고할 정도는 아니다. 디지털의 확산으로 주간 인터넷 신문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뉴스가 24시간 생산되고 유통되는 시대를 맞아 발행기간에 따른 구분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시대, 경쟁력은 결국 뉴스의 품질일 수밖에 없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