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945년 무조건 항복 이후 미군의 점령을 앞두고 부들부들 떨었다. 태평양전쟁 때 아시아 점령 지역에서 자신이 저지른 집단 학살, 강간, 강제 노동을 미국이 그대로 되풀이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아니었다. 물리적 폭력은 물론 정신적 모욕도 없었다. 연합군 총사령관 맥아더는 일본인들을 더없이 따뜻하게 대했다. 항복은 가장 수치스러운 것이라며 항복한 연합군 병사에게 온갖 육체적'정신적 모욕을 가했던 그들로서는 이러한 미국의 '따뜻한 점령'은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다.
이는 당시 일본 외교관 가세 도시카즈(加俊一)가 히로히토 일왕에게 올린 1945년 9월 2일 미국 전함 미주리호 함상의 무조건 항복 조인식에 대한 보고서에 잘 드러나 있다. 가세는 "만약 우리가 승리했다면 우리도 그와 같은 고매함으로 패전국을 포옹할 수 있었겠습니까? 분명히 그렇지 못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의 깨달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전장에서 우월한 무기에 패배했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신적 경쟁에서 더 고귀한 사상에 패배했던 것입니다. 진정으로 중요했던 것은 대수학(代數學)의 힘을 초월하는 도덕성이라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여전히 불안해했다. A급 전범을 처벌한 극동군사재판을 통해 일본군의 잔학상이 드러나면서 그런 불안감은 더했다. 세계 정치에 관한 내막기사(內幕記事)로 유명한 미국 언론인 존 건터는 미국의 점령 정책에 대한 일본인의 반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벌, 굶김, 고문, 약탈을 예상했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이런 불안감을 일소한 것이 일본인의 따귀를 때리는 미군은 누구나 징역 5년 형에 처하겠다는 명령이었다. 한 일본인은 건터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전쟁에서 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미국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만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항적(降敵)을 감동시키는 정신적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은 이런 정신적 가치가 없다. 사드 배치에 대한 거칠기 짝이 없는 반응이 보여주고 있듯이 중국의 정신연령은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에 머무르고 있다. 그리고 매우 시대착오적이다. 남중국해의 80%를 자기 영해라고 우기는 데서 드러나듯 지금 중국이 추구하는 것은 중화 제국주의의 재건이다. 이런 식으로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중국은 이류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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