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

입력 2016-08-10 05:00:02

입 벌려 숨쉬고 코골이…편도가 너무 커졌대요

진료 중인 허성재 칠곡경북대병원 이비인후센터 교수. 칠곡경북대병원 제공
진료 중인 허성재 칠곡경북대병원 이비인후센터 교수. 칠곡경북대병원 제공

다섯 살 난 창민이(가명)의 코는 늘 막혀 있었다.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경우가 많고, 밤에는 심하게 코도 골았다. 잠을 잘 때도 똑바로 눕지 않고, 자꾸 엎드려 자려고 했다. 감기라도 걸리면 코골이뿐만 아니라 숨이 막히는 증상까지 나타나 엄마, 아빠는 마음을 졸였다. 창민이는 '아데노이드 비대증' 진단을 받았고, 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을 받은 후에야 코막힘과 코골이가 사라졌다.

편도는 목 안쪽과 코 뒷부분에 자리 잡은 림프조직이다. 인두편도(아데노이드)와 구개편도, 혀편도, 귀인두관편도 등으로 구분되며 세균 등의 물질로부터 일차적으로 우리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태어날 때 작았던 편도는 점점 성장하면서 10~12세 정도에 가장 커지고 이후부터 서서히 줄어든다. 그러나 편도가 지나치게 커지면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말이 분명하지 못하며 코를 심하게 골게 된다.

◆치아 교합 안 맞아 '아데노이드형 얼굴'

일반적으로 편도는 입을 벌렸을 때 목젖 옆에 보이는 구개편도를 말한다. 인두편도는 코와 목구멍 사이에 있고, 혀편도는 혀의 뿌리에 있어 직접 관찰하기가 어렵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어린이의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과도하게 큰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목 속은 편도 때문에 막혀 있고, 코 뒤쪽은 아데노이드 조직으로 인해 꽉 막혀 있다. 이 때문에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생겨 잠을 충분히 잘 수 없게 된다.

깊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양이 줄기 때문에 또래보다 키가 작은 경우가 많다. 또 코와 귀를 연결하고 있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이 막혀 귀로 공기가 통하지 않으므로 잘 들리지 않고, 중이염도 자주 생길 수 있다. 코로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탓에 부비동염(축농증)이 생기고 약으로도 잘 낫지 않는다. 코막힘 때문에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주의가 산만해진다. 오랜 기간 입을 벌리고 숨을 쉬면 턱이 작아지고 치아의 교합도 잘 맞지 않는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형될 수 있다.

◆편도 비대증, 수술해도 큰 지장 없어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에서 벗어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수술이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만 3세가 넘으면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이 없다. 따라서 편도 및 아데노이드가 과도하게 자라 몸에 이상을 일으킬 때는 제거를 하는 것이 낫다. 편도선 옆 공간에 고름이 고이는 '편도주위 농양'도 수술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에 커진 편도가 작아지지 않고 그대로인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하다.

편도 크기가 줄지 않으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거나 편도선에 자주 염증이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편도 표면의 작은 홈에 분비물과 세균이 쌓이는 '편도결석'이 생기면 심한 입 냄새가 나고 목 안에서 악취가 나는 좁쌀만 한 노란색 알갱이가 튀어나온다.

편도 절제 수술은 대부분 전신 마취를 하고 시행한다. 대개 2, 3일 정도 입원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미세흡인절삭기나 고주파절삭기 등을 이용해서 아데노이드를 대부분 제거해 재발률도 낮아졌다.

편도 절제 수술 후에는 2주일가량 죽 등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

허성재 칠곡경북대병원 이비인후센터 교수는 "미세흡인절삭기로 편도조직 중 과도하게 커진 부분만 제거하면 출혈과 통증이 적고, 수술 후 3일째부터 정상적인 식사도 가능하지만 남아 있는 편도조직이 일부 자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허성재 칠곡경북대병원 이비인후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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