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밀물, 수출은 썰물…더 나빠지는 수출 여건
수출 의존 국가인 대한민국의 위상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일각에선 반등을 기대하고 있으나 수출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의 분석은 비관적이고, 특히 수출 비중이 큰 소비재의 경우 한국의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는 모양새다.
◆전반적인 수출 부진
정부의 기대치와는 달리 우리 수출 전망은 밝지 않은 실정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강하지 않아 계곡형(V)의 탄력적 성장은 물 건너간 지 오래고, 반등을 하더라도 구릉지형(U)의 완만한 회복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최근 수출환경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는 "최근 일부 경기 상승 요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의 수입 수요가 감소하는 점 때문에 수출 회복의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 둔화도 우리 수출의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더욱 비관적인 점은 기업들이 수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일부 장밋빛 전망에 대해 기업들은 콧방귀만 뀌고 있는 셈이다.
연구원의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올해의 성장은 포기한 채 2018년 하반기는 돼야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정 보강 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국내 12개 업종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주요 기업들은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적어도 1, 2년 이상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회복 시점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 기업 중 33.3%는 2018년 하반기, 28.3%는 같은 해 상반기를 꼽았다. 2년 뒤 회복을 예측한 기업도 전체의 61.6%에 달했다. 2017년 하반기와 상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은 각각 31.7%, 6.7%에 불과했다.
◆추락하는 소비재 수출 위상
전 세계적으로 소비재 교역이 성장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그 위상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재 수입이 늘고 있지만 수출에서는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추격받고 선진국보다 상품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재 교역 수지가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이 'UN Comtrade'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소비재 교역 규모는 1995년 1조9천억달러에서 2014년 6조3천억달러로 3.3배 확대되는 동안 우리나라가 세계 소비재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서 1.1%로 축소됐다.
우리나라 총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0.9%에서 1.5%로 늘었지만 총수출 비중은 2.1%에서 0.8%로 쪼그라든 탓이다. 그러면서 전체 소비재 교역 순위는 2000년 15위까지 올랐지만 2005년 이후 21위 밖으로 벗어났다.
대(對)아시아 소비재 교역 수지 적자는 2005년 39억달러에서 2014년 110억8천만달러로 10년 새 2.8배 커졌다. 중국에서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 동안 중국으로의 수출이 그만큼 따라 늘지 않으면서 2014년 중국과의 소비재 교역 수지는 97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의 소비재 교역 수지에서도 우리나라는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대유럽과 대북미 소비재 교역 수지 적자 규모도 66.7배, 3.5배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옷, 신발 등을 포함한 준내구재 부문의 교역 수지가 가장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68억5천만달러 흑자를 냈던 준내구재 부문의 교역 수지는 2005년 13억9천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109억5천만달러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늘어난 때문이다. 가정용 음식료 관련 부문에서도 중국, 미국, 호주 등 주요국에 대해 대규모 교역 수지 적자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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